<뉴스브릿지> 현행법상 학교 아냐…국제학교는 '학교폭력' 사각지대

박성혜 작가 2024. 8. 16. 19: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관할 지역 교육청이 학폭위를 통해 조사와 후속 조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폭력 피해가 생겨도 학폭위를 열 수 없는 학교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학교폭력 예방법의 사각지대가 된 국제학교 문제 박은선 변호사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변호사님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인데도 학폭위 개최를 할 수 없는 학교들이 있다고요?


박은선 변호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폭력이 발생한 경우에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초중고 학교는 물론이고 그리고 외국인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등에서는 학교폭력을 교육청 학폭위 개최 요구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국제학교의 경우에는 불가능하고요.


또 해외에 있는 재외국민학교의 경우에도 불가능합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조금 복잡해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용어부터 정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외국인학교와 국제학교, 해외한국학교 얘기가 나왔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은선 변호사 

외국인학교는 외국의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로 주로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들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서래마을에 있는 프랑스인들이 많이 다니는 프랑스 학교를 말하죠.


다만 3년 등의 일정 기간 이상을 외국에서 거주한 한국 학생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재학을 할 수가 있습니다.


국제학교 역시 외국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는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학교법인이 설립 운영을 하고 또 이제 그 교사들도 대부분 외국인이고 이렇지만 송도나 제주에 설립된 국제학교들을 보면 대부분 재학생들이 한국 국적의 학생들입니다.


또 이제 해외에 있는 재외국민학교는 해외 주재관 또는 교민들의 자녀인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인데요.


전 세계 곳곳에 한국의 교육부가 관할하는 우리나라 학교들이 있고 한국 학생들이 그곳을 다닌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학교 중에 국제학교나 해외한국학교의 학교폭력은 교육청 도움을 받을 수 없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 심지어 외국인학교도 가능한데 이 학교들에서는 학보를 열 수 없는 이유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은선 변호사 

외국인들이 다니는 외국인학교에서는 오히려 교육청 학폭위로 갈 수 있고 우리나라 학생들이 90%가 넘는 제주국제학교는 그렇지 않다.


좀 언뜻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이것은 그 근본적인 이유는 근거가 되는 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그냥 개별 학교별로 선생님들과 학교장이 처리를 했습니다.


이런 것이 문제가 되다 보니까 2004년도에 학교폭력에 관한 법이 만들어졌고 이 법에 따라서 이제 일선 평범한 모든 학교들에서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그러면 학교 내에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가동을 하고 이후에 학부모가 원하거나 전치 2주 이상의 상해가 발생하거나 이렇게 하면 교육청의 학폭위로 올라갈 수가 있죠.


그런데 이러한 근거가 되는 학폭법에서 대상이 되는 학교를 학폭법 2조에 보면 초중등교육법상의 학교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중등교육법상의 학교란 일반적인 초중등학교 외에 특수학교 각종학교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특성화 중학교,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이제 각종 학교에 외국인학교가 포함이 됩니다.


따라서 외국인학교의 학교폭력은 교육청 학폭위로 올라갈 수가 있죠.


그런데 반면에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를 보면 그 근거법이 초중등교육법이 아닙니다.


제주도특별법이라고 하는 별개의 법에 근거를 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학부법이 적용될 여지도 없고 교육청 학폭위로 올라갈 그런 근거가 없습니다.


해외한국학교의 경우에는 좀 다른데요. 


초중등교육법상의 학교는 맞습니다.


따라서 교육청 학폭위로 올라갈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있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죠.


해외에 존재하니까요.


서현아 앵커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학교인데 단지 법상의 설립 근거 문제 때문에 교육청 학폭위의 보호를 아예 못 받는다 좀 부당한 것 같은데요.


박은선 변호사 

무엇보다 한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곳인데 보호를 못 받는다는 것은 너무 이상한 것 같고 또 이제 실제로 제주국제학교 같은 경우를 보면 대부분 기숙사 학교입니다.


그래서 이제 룸메이트와의 갈등 이런 식으로 해서 학교폭력 문제가 상당한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얘기되는 것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최근에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송이 하나 제기가 됐는데요.


며칠 전 제주국제학교에서 발생한 한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뿐만 아니라 행정소송이 하나 제기됐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국제학교의 학교폭력 문제를 학폭법에 따라서 해결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


즉 교육청 학폭위를 열어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 


왜 이걸 거부하느냐라고 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된 겁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청이 문제를 어느 정도 방치한 건 안타깝기는 한데 또 현행법상 법적인 상태가 그렇다고 하니까 한계도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박은선 변호사 

이 행정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률대리인에게 직접 확인을 좀 해봤는데요.


이 법률대리인 그러니까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의 입장은 제주국제학교가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제주도특별법에 근거해서 설립 운영된 학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제주도특별법이라고 하는 특별법을 적용하는 목적이 뭐냐 그 취지가 뭐냐 이걸 따져보면 외국의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용하자는 그런 교육 자체에 있는 것 아니냐 이 목적이 학교폭력을 방치해도 좋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학폭법 2조의 학교에 제주나 송도의 국제학교들이 빠져 있는 것은 단순한 입법이 미비다.


따라서 제주도교육청의 재량으로 충분히 학폭위를 개최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하다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현재 행정소송이 이렇게 진행 중이긴 하지만 김용태 위원이 관련법 개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사법부가 아닌 입법부를 통해서 보다 쉽게 해결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한국학교의 사각지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박은선 변호사 

네 말씀드렸듯이 재외국민학교는 우리나라 학교가 그저 해외에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교육청 학폭위로 올라가는 것이 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물리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와서 참석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 알아봤더니 개별 한국학교마다 생활지도나 이런 역할을 하시는 선생님들께서 교육청 학폭위의 역할을 그대로 하고 계셨습니다.


당연히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요. 


따라서 우리 교육부가 이런 상황을 잘 파악을 하고 지원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학교폭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어떤 경우라도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과 행정의 사각지대를 없애야겠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