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공방부터 '순살 의대' 논란까지…청문회 쟁점은

이상미 기자 2024. 8. 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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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오늘 청문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취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상미 기자, 오늘 청문회는 초반부터 정부가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요. 


이상미 기자

네, 특히 정원배정위원회와 관련된 자료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집중됐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내년부터 증원되는 의대 정원 2천 명을 각 대학에 배정하기 위해서 배정심사위원회를 운영했는데요. 


3월 15일 첫 회의를 열고, 3일 동안 세 차례의 회의를 거쳐서 배정을 확정했습니다. 


배정 결과를 발표할 당시에도, 배정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이 누구인지, 몇 명이 참여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교육부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는데요. 


이번 청문회에서도 배정심사위원회의 구성이나 위원회에서 논의한 구체적인 내용은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배정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는 대신, 교육부가 회의와 관련된 자료를 충실하게 제출하기로 했는데요. 


그런데 돌연 교육부는 정원 배정 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은 애초에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출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의대 정원 배정 위원회가 비상설, 비법정 위원회로, 공공기록물 시행령에 규정하고 있는 회의록 의무 작성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선데요. 


회의록 대신 회의 결과를 정리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는데, 야당 의원들은 이 자료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교육부가 이미 제출한 자료 이외에 회의와 관련된 자료는 참석한 위원들의 동의를 구해서 파기했다고 답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오늘 청문회에서는 배정심사위원회 회의자료 문제를 놓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느라 정회와 속개가 이어질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교육부가 파기한 자료가 회의록이냐 아니냐로 혼란을 빚었는데, 결과적으로 교육부는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고, 파기한 자료는 회의 때 활용한 자료로 정리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원 배정 심사위원회에서 제대로 심사가 이루어졌나도 쟁점이었죠? 


이상미 기자

네, 배정심사위원회에 관해서는 공개된 정보가 없다 보니 참여한 전체 위원 수가 한 자릿수냐, 두 자릿수냐는 질의까지 나왔는데요. 


그럼에도 교육부는 끝까지 전체 위원 숫자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주호 부총리는 숨길 것 없이 정정당당하게 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정심사위원회가 정원 배정을 위해서 현장점검을 나갔는지 질의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장점검은 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의학점검반을 통해 파악한 현황과 대학에서 제출한 자료들을 근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날림 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고민정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1,000페이지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배정위원회가 어떻게 점검하셨느냐 단 하루 만에 점검을 다 끝냈다고 보고서에 나옵니다. 대단한 분들이세요."


이에 대해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배정심사위원회를 다시 열어서 재논의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대 교육 개선 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이상미 기자

그렇습니다. 


의대 증원으로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았는데요. 


야당의원들은 교육 환경 개선과 교수 충원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현실적으로 의대 교육의 질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정부 계획대로 교수를 충원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 많았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의 김준혁 의원과 진선미 의원의 질의를 받은 배장환 전 충북대 의대 교수는 교육부가 국립대 의대 교수 천 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배 전 교수는 교수를 늘린다고 하지만 신규 인력을 뽑는 게 아니라 그동안 병원 기금으로 선발했던 기금 교수들이 전임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교수 숫자는 같고, 직급만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기금 교수들이 전임교수로 자리를 옮기면 병원에서 다시 공백이 생기는 만큼, 교수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비는 아무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반해 김예지, 정성국 의원 등 여당의원들은 의대 증원 이후에도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해서 질의했는데요. 


이에 대해 이주호 사회부총리는 이번 의대 증원을 계기로 의대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천 명 증원은 기존의 교육 인프라로도 수용할 수 있지만, 예산 당국과 협의해서 획기적으로 예산을 늘리고,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2학기가 코앞이지만 아직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은 미미합니다. 


학사 운영을 탄력적으로 하는 방안도 내놨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고요. 


이상미 기자

네. 결과적으로 의사 학사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게 되면 의대 교육이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인데요.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면 의대 교육이 질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고요.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의대는 보통 2월 말부터 개강해서 방학도 여름, 겨울방학 합쳐서 2달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학사 운영을 하는데, 당장 다음 주 월요일에 모든 의대생들이 복귀한다고 가정해도, 이번 학년말까지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는 이번 방안은 집단 유급을 피하기 위한 임시 대책이라고 답변했는데요. 


임시방편으로 하더라도 교육의 질 저하 문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한 과목만 F 학점을 받아도 진급을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대생 복귀를 위한 대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까? 


이상미 기자

네,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수업 거부가 장기화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는데요. 


여야 의원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는 이에 대해 의정 간의 불신이나 갈등이 30년 가까이 쌓여왔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일단 의대생들이 유급 걱정 없이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소통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직, 청문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의정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실마리를 빨리 찾아야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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