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허 찔린 푸틴, 공들인 ‘승리 서사’에 금 가나

박준우 기자 2024. 8.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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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일대에서 일주일 넘게 공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국민 앞에서 전쟁 승리를 장담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전 전략도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전에도 러시아 국경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등으로 피해를 본 일이 있었지만, 이번 기습은 그간 전쟁 피해가 거의 없던 러시아 본토 지역에서 이뤄지며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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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서 일주일 넘게 우크라 공세…‘안보 수호자’ 푸틴 이미지 타격
징집병 전쟁 동원 가능성에 불안 고조…“반전 여론 들끓을 수도”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일대에서 일주일 넘게 공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국민 앞에서 전쟁 승리를 장담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전 전략도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급습으로 러시아 주민 13만 명 이상이 피란을 가거나 대피했으며,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지역 당국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전에도 러시아 국경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등으로 피해를 본 일이 있었지만, 이번 기습은 그간 전쟁 피해가 거의 없던 러시아 본토 지역에서 이뤄지며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러시아 여론을 연구하는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미냘리오는 이전의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오히려 러시아 내부에서 전쟁 찬성 여론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우크라이나의 이번 기습으로 인한 혼란은 그간 푸틴 정권이 퍼뜨려 온 "모든 것이 다 잘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번 실수는 이러한 정치 선전의 서사를 크게 무너뜨린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본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낼 것이라며 대응에 나섰지만 일주일 넘게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쉽게 흔들리지 않던 푸틴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의 스티브 로젠버그 러시아 에디터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기습이 ‘미스터 안보’(Mr. Security)로서의 푸틴의 강력한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길어질수록 잠재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를 해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본토가 뚫리자 그간 전선에 투입되지 않았던 러시아의 어린 징집병들이 전쟁에 동원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러시아 대중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의무적으로 1년간 복무하는 18세 이상의 남성들로 이뤄진 징집병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으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급습에 이러한 약속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군 복무 기피자들을 돕는 활동을 하는 그리고리 스베르들린은 우크라이나가 기습한 쿠르스크 지역의 징집병들이 전선에서 일단 후퇴했다가 다시 지역 방어를 위해 내보내지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징집병들로부터 스무 건이 넘는 도움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러시아의 야권 정치인과 전쟁 반대 운동가들도 푸틴 정권의 ‘승전 서사’에 금을 내고 반전 여론을 결집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올해 러시아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시도했다 거부당한 반정부 성향 언론인 겸 변호사 예카테리나 둔초바는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을 당한 쿠르스크에서 피란민들을 돕는 봉사 활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만난 피란민 중에는 이전까지는 전쟁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했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만큼 갑작스럽게 전개된 상황에 당황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러시아 야당 인사인 레브 슐로스버그는 NYT와 통화에서 지금의 러시아의 상황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 아래에 마그마가 모이는 것과 같다면서 "최근의 사건들은 물론 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족의 에너지가 어디로 갈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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