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체 광복절 기념식’에서 목격된 ‘대통령 죽마고우’

이상원·신선영 기자 2024. 8. 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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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 이철우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제79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목격됐다.

"'뉴라이트'라는 라벨이 엄밀하지 않다고 생각한 데다 과거 뉴라이트를 자처한 사람 중 친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 용어를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것을 주저해왔는데 이제 걱정 없이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시사IN〉은 이 교수에게 문자 메시지와 메일 등으로 8월15일 광복회 자체 광복절 기념석에 참석한 취지 등을 물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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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57년 지기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가 정부에 항의하는 뜻에서 별도로 치른 광복절 기념식에 이 교수가 목격됐다. SNS에서 그는 김형석 관장의 논리를 비판했다.
8월15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독립운동단체연합이 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철우 교수(뒷줄 가운데 맨 오른쪽)의 모습이 보인다. ⓒ시사IN 신선영

8월15일 이철우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제79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목격됐다.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이 개최한 ‘자체 광복절 기념식’이다. 이 단체들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의미로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했다. 주도한 이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이다. 이철우 교수는 이 회장의 아들이다. 두 사람 다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철우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과 초등학교(서울 대광초)와 대학교(서울대 법학) 동기다. 2021년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이철우 교수에 대해 “54년 친구로, 집안끼리도 가족처럼 지내던 사이”라고 말했다. 2021년 정계 입문을 고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철우 교수의 부친인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당시 이 회장은 윤 전 총장에게 “내가 널 지지하는 이유는 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종찬 회장과 이철우 교수 부자는 윤석열 후보의 대선 유세를 돕기도 했다. 2021년 12월 윤석열 후보가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로 구설에 올랐을 때 이철우 교수는 “취약 계층에게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윤 후보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김형석 관장 임명으로 50년 넘는 두 집안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는 모양새다. 독립유공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 대통령실에 밀정이 있다”는 말로 윤석열 정부의 김형석 관장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8월14일 “현 정부에 대일 자세를 더 철저히 해달라는 차원에서 정부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아들인 이철우 교수는 SNS에서 김형석 관장의 역사의식을 비판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김형석 관장을 겨냥한 듯한 글을 8월12일 썼다. “일제시대 한국인이 일본 신민이 되었다고 말하는 걸 문제 삼는 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중략) 대한민국 정부나 공조직 담당자가 공적 위치에서 그렇게 말했다면 문제가 된다. 대한민국이 취하는 공식적 관점에 반하기 때문이다. (중략) 대한민국은 일제의 한국인 징용이 강제적이었다고 말한다. “외국인”을 함부로 끌어갔기 때문에 강제적이라는 것이다.” 같은 날 이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런 글도 남겼다. “‘뉴라이트’라는 라벨이 엄밀하지 않다고 생각한 데다 과거 뉴라이트를 자처한 사람 중 친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 용어를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것을 주저해왔는데 이제 걱정 없이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시사IN〉은 이 교수에게 문자 메시지와 메일 등으로 8월15일 광복회 자체 광복절 기념석에 참석한 취지 등을 물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건국절 제정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막판까지 이종찬 회장에게 경축식 참석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요구한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를 수용하지는 않았다. 결국 8월15일 광복회를 비롯한 56개 독립운동단체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따로 기념식을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 인사들 또한 정부 경축식에 불참하고 독립운동단체연합의 기념식에 갔다. 8월1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빠졌다고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라고 주장했다.

8월15일 독립운동단체연합이 개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앞줄 가운데)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이상원·신선영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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