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11일 만에 침묵 깬 안세영 “협회, 행동 나서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직후 작심 발언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직격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서다.
안세영은 16일 SNS에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적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 5일 작심 발언 이후 파장이 적지 않았는데, 이날 11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그러나)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러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의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말로 올림픽 현장에서와는 다르게 톤다운된 분위기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안세영은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면서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를 촉구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선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안세영은 자신의 작심 발언이 낳은 파장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안세영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분위기도 있지만,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크다. 안세영은 이를 의식한 듯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며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아울러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됐다”면서 늦은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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