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갈바니즘과 워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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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리학자인 루이지 갈바니는 1780년대에 죽은 개구리 뒷다리에 금속을 연결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했다.
뒷다리는 마치 살아 있는 듯 '펄쩍' 움직였다.
갈바니는 "전기가 생명 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갈바니즘(Galvanism)이 당대 사고방식을 지배한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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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리학자인 루이지 갈바니는 1780년대에 죽은 개구리 뒷다리에 금속을 연결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했다. 뒷다리는 마치 살아 있는 듯 '펄쩍' 움직였다. 갈바니는 "전기가 생명 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는 곧 사회적 믿음으로 굳어졌다. 1818년 메리 셸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이러한 전기에 대한 신비로움과 두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갈바니즘(Galvanism)이 당대 사고방식을 지배한 한 장면이다.
기술은 기술로 그치지 않는다. 잠재력, 두려움, 윤리적 문제 등 수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기술 태동기에는 막연한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솟구쳐 오른다. 제품 판매자는 이를 긍정적 믿음으로 연결시키려고 애를 쓴다. 1886년 코카콜라는 콜라를 피로 해소제와 두통 치료제로 홍보했고, 1940년대 담배 업체 럭키스트라이크는 의사들이 추천하는 건강에 좋은 담배라는 점을 앞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1940~1950년대 타파웨어는 플라스틱 용기를 반영구적 제품이라고 강조했으며, 1980년대 오락실은 팩맨을 아이들의 반사신경과 논리적 사고를 돕는 지능 게임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 부르기'는 반동으로 돌아온다. 1986년 제이 웨스터벨드는 기업들이 친환경을 무분별하게 앞세우는 것을 두고 '그린워싱(녹색 세척)'이라고 지적했다.
오늘날 세상을 지배하는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AI 역시 워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캐나다 투자사 델피아가 "AI를 활용해 향후 어떤 기업이 크게 성공할지 예측할 수 있다"고 홍보한 것을 놓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벌금을 부과한 것이 대표 사례다. 기술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의 몫이다. 기술을 둘러싼 과도한 기대는 맹신으로 이어지고, 때로 불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술을 받아들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감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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