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온다고 해도 …'버티기 끝판왕' 종목 찾아라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4. 8. 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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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배당 같이 오르는 빅5 종목 골라보니

요즘 국내외 증권가는 '경기 침체'와 '연착륙'으로 매일매일 화두가 바뀌고 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급락한 블랙먼데이(5일)에는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 같은 위기감이 커졌다가 1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소비·고용지표가 좋게 나오자 국내외 기술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16일 A증권사의 모닝미팅(아침회의)에선 이 같은 거시경제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을 종목에 집중하자는 얘기가 주로 나왔다. 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거시경제 변수 위험(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주식으로 '마진 추세'가 중요하다"며 "또 다른 주가 급락 이후엔 배당으로 버텨야 하기 때문에 마진과 배당이 모두 상승한 종목으로 추천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준으로 여의도에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 순서로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SK텔레콤, HD현대일렉트릭, 현대로템 등 '빅5'를 침체 방어주로 주목하고 있다. 2021년 이후 2024년(예상)까지 3개년 영업이익률 상승과 배당 인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상장사로 투자 대상을 좁혔을 때 나온 종목들이다.

기아, 친환경차 승부수 통해

기아의 국내 하이브리드카(HEV) 판매 비중은 사상 처음 30%를 넘었다. 2023년 2분기 25%에서 올 2분기 32%까지 높아졌다. 최근 화재 사고 등으로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기)이 길어지고 있어 이 같은 HEV 전략이 통하고 있다. 기아는 올 상반기에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HEV는 같은 기간 20.4%나 증가해 마진을 방어했다. 기아의 마진 방어 '투톱'은 스포티지 HEV와 쏘렌토 HEV로, 1년 새(2023년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기준) 판매 실적이 14%씩 늘어났다.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7.3%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처음 두 자릿수(11.6%)로 올라섰고 올해는 12.5%가 예상된다. 올 2분기에 이미 13.2%라는 이익률로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는 지난 1분기 BMW(11.4%)는 물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 자릿수 마진의 미국 상장사(테슬라·GM·포드)들을 모두 제친 이익률이다.

올 들어 기아 주가는 신통치 않다. 미국에서 전기차 위주의 전략을 폈다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기아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86배에 불과하다. 배당 매력도 큰데 지난 12일 기준 배당수익률은 5.48%다. 특히 2021년 주당 3000원이었던 현금 배당금이 3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방산주, 지정학 리스크에 계약 늘어

2021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종목으로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이 주목받고 있다.

2021년 5%였던 한화에어로 영업이익률은 작년 7.4%에 이어 올해 9.6%로 예상된다. 추정치이긴 하나 2025년에는 10.6%로 사상 첫 두 자릿수 이익률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전쟁 위험이 커지면서 전 세계 주요국들이 가성비 높은 한화에어로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어로는 루마니아 자주포 사업에서 독일 방산 업체 라인메탈을 제치고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작년 말 한화에어로의 방산 부문 수주잔액은 27조8566억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 기준 30조3000억원으로 이 기간 2조4434억원 증가했다. 2021년 5조원대였던 수주잔액이 3년도 안 돼 6배가량 급증했다. 2023년 매출이 9조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화에어로는 3년치가 넘는 일감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주가가 135.9% 급등하면서 PER이 20배가량 높아진 것은 단기 주가 부담 요인이다. 그러나 2021년 주당 700원이었던 배당금을 2022년 1000원, 작년 1800원까지 2년 연속 인상한 것은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대로템 역시 수주잔액과 주가상승률이 올해 동행하고 있다. 작년 말 대비 올 6월 말 현재 수주잔액은 1조4912억원 증가한 18조9915억원이다.

이 방산주는 작년 매출을 감안했을 때 5년치 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예상 PER이 12배 수준으로 상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로템은 철도, 방산물자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경기침체나 전쟁 상황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 2년 연속 배당 인상 정조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유일하게 웃은 통신주는 SK텔레콤이었다. 2분기 SK텔레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224억원, 5375억원이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이 2.7%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16%나 늘어나면서 이익률이 더 개선된 것이다. LG유플러스와 KT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0% 이상씩 감소한 것과는 완연한 대조를 보였다.

기존 통신 사업이 아닌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뜻밖의 호조를 보여서다. 경기 침체에 취약한 개인 소비자보다 기업을 상대로 한 사업이 마진율 상승을 이끈 셈이다. 다만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증가해 고배당주로서의 지위를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주당 2660원이었던 SK텔레콤 배당금은 2022년 3320원, 2023년 3540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3544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시총 상위 종목 중 가장 드라마틱하게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곳은 단연 HD현대일렉트릭이다. 2021년만 해도 이익률이 0%대였는데 올해는 20%를 노크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자신감으로 2022년 첫 배당(주당 500원) 실시 이후 올해까지 2년 연속 배당 인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이 회사에 대한 증권가 예상은 엇갈리고 있다. 20%에 가까운 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있어서 가능했다는 쪽과, 이 회사의 주력 시장이 AI 회사들이 즐비한 북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진율이 유지될 것이란 의견으로 나뉜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9.8배에 달해 현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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