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음란물 판치는데 단속도 어려운 유튜브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8. 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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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A씨는 유튜브에서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소리를 담은 영상(ASMR)을 찾다가 성관계를 가장한 녹음 영상들이 돌아다니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수연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성인권상담팀장은 "청소년들이 유튜브를 보고 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선정적인 영상을 접했을 때 상대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규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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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묘사·몸매품평 영상…

20대 A씨는 유튜브에서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소리를 담은 영상(ASMR)을 찾다가 성관계를 가장한 녹음 영상들이 돌아다니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하나같이 자극적인 상황을 가정해 소리를 담고 선정적인 섬네일로 조회 수를 높이고 있었다.

플랫폼 제재 기준을 살짝 비껴나가 단속은 피하면서도 성적 호기심을 노골적으로 자극해 조회 수를 올리는 '유사 음란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범람하고 있다. 특히 선정적인 영상들이 연령 제한도 없이 올라오면서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콘텐츠에 노출되기도 한다.

여성들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옷에 물을 뿌리는 영상은 애교 수준이다. 겉으로는 옷을 소개하는 목적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신체를 노출해 선정적인 장면으로 조회 수를 올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10초 남짓한 짧은 영상에 순간적으로 선정적인 사진을 끼워 넣는 '일시 정지 챌린지(pause challenge)'도 유행하고 있다. 여성 연예인의 노출 장면을 모아 놓고 몸매를 품평하는 영상은 물론 길거리를 다니며 여성들의 신체를 부각해 촬영한 영상 등도 판을 친다.

청소년들이 별다른 성인인증 없이도 이런 영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수연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성인권상담팀장은 "청소년들이 유튜브를 보고 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선정적인 영상을 접했을 때 상대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규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션모델이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입어보는 의미를 담고 있는 룩북(Look book) 콘텐츠도 성적 목적으로 자주 악용되곤 한다. 옷을 갈아입으며 속옷을 노출하는 영상만 편집해 게시하면서 조회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 인물에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히는 'AI 룩북' 영상까지 늘고 있다. 유튜브에 '성인 룩북'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영상이 검색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해 1~5월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한 음란물 등 171건 영상에 대해 시정 요구를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24건)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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