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행 탑승객 반토막"…항공사 中운수권 반납 고민
코로나 이전의 73% 그쳐
중국 운수권 유지하려면
적자노선 맘대로 못줄여
"베이징·상하이도 꽉 안차"
화물은 98%까지 회복 대조
황산은 황하, 양쯔강, 만리장성과 더불어 중국의 4대 상징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2005년 대한항공이 안후이성 툰시공항에 세계 최초로 국제선 항공편을 띄우기도 했다. 2019년 이 직항 노선을 타고 황산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은 2만2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해당 노선 운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고, 이후 이렇다 할 수요가 없어 아직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여행 회복을 기대하며 운수권 유지를 위해 항공기를 띄우고 있지만 회복세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달러와 고비용 구조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해 실적에 타격을 입은 저비용항공사(LCC)들 사이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중국 비수익 노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중국 노선 운항편은 6만1136편, 여객 수는 759만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1~7월과 비교해보면 운항편은 88%, 여객 수는 73% 수준이다. 올해 주요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회복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행 노선을 증편하거나 신규 취항을 단행했다. 팬데믹 이후 국제선 중 사실상 유일하게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노선이라 올 초만 해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 인천~정저우 노선을 주 4회 일정으로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부터 인천~충칭, 오는 9월에는 인천~시안,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일부 노선을 증편했다. 제주항공은 인천·부산~스자좡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운수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토부 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라 연간 20주 이상 비행을 해야 한다. 운항편을 늘리고 있지만 탑승률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항공사가 노선 유지를 위해 감내해야 할 손실 규모는 매달 커진다.
문제는 중국 내 거점 도시로 향하는 발길도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는 점이다. 노선별로 보면 인천~상하이 노선의 경우 운항편은 2019년 1~7월 대비 회복률이 90%였지만, 여객 수는 78%에 불과하다.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도 운항편은 같은 기간 80%(3033편)까지 회복된 반면 여객 수는 68%(46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개항한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으로 노선이 분산되기도 했지만 올해 인천~다싱 노선의 운항편은 860편, 탑승객 수는 13만명 수준에 불과해 이를 합산해도 팬데믹 이전 수준인 68만명을 넘지 못했다.
진시황릉이 있어 관광 수요가 높은 시안의 경우 2019년보다 하늘길이 늘어났지만 탑승객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안 노선의 운항편은 올해 1~7월 기준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어난 1060편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탑승객은 8만명으로 2019년 1~7월(14만명) 대비 56%에 머물렀다. 올해 편당 승객 수는 75명에 불과하다.
중국 노선 회복세가 더디자 LCC업계를 중심으로 노선 유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형 LCC 업체 고위 임원은 "중국 노선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 운영을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며 "추후 노선 확보가 어렵다는 페널티를 감내해야겠지만 운수권 반납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쟁 심화와 강달러 등으로 실적 부진에 직면한 항공업계가 저수익 노선을 두고 재고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 215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고, 제주항공은 같은 기간 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2분기 진에어는 영업이익 9억원, 당기순손실 59억원을 냈다.
그나마 중국행 항공 화물 수요가 늘어 수익을 내고 있지만, 화물 사업 비중이 높지 않은 LCC들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중국 이커머스가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호조에 힘입어 중국행 항공 화물량은 올해 1~7월 물동량이 40만t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8% 수준에 이른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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