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탁신 딸, 새 총리됐지만…혼돈의 태국 '첩첩산중'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8.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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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당 해체에 이어 총리가 해임되는 등 태국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7)이 신임 총리에 선출됐다.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프아타이당은 패통탄 총리 카드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심산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의 인기가 여전하고 연립정부 안팎으로 견제가 심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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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가문 네번째 배출…역대 최연소·두번째 여성총리
헌재가 제1당 해산시키고
총리까지 해임해 '대혼란'
지지율 6% 불과한 새 총리
反탁신파 집중견제 받을듯

제1당 해체에 이어 총리가 해임되는 등 태국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7)이 신임 총리에 선출됐다. 역대 최연소 총리이자,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부녀 총리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프아타이당은 패통탄 총리 카드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심산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의 인기가 여전하고 연립정부 안팎으로 견제가 심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6일 태국 하원은 연립정부를 이끄는 제1당 프아타이당의 대표인 패통탄을 제31대 총리로 선출했다. 패통탄은 이날 오전 연립정부 소속 11개 정당의 단독 후보로 지명됐고, 오후에 과반 득표에 성공해 총리에 올랐다. 투표 결과는 찬성 319표, 반대 145표, 기권 27표로 집계됐다. 국왕 승인을 받으면 공식적으로 총리에 취임한다.

탁신 가문은 네 번째 총리를 배출하게 됐다. 탁신 전 총리(2001∼2006년)와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2011∼2014년), 그리고 2008년에 잠시 총리직을 맡았던 탁신의 매제이자 패통탄의 고모부인 솜차이 웡사왓에 이어 네 번째다.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패통탄 총리 임명으로 추락한 당의 명성을 회복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프아타이당 소속의 세타 타위신 전 총리는 지난 14일 부패 인사를 장관에 임명한 혐의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아 해임됐다. 앞서 세타 전 총리는 과거 법원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피칫 추엔반을 총리실 장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소속 11개 정당은 정국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급히 패통탄 총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이긴 했지만 나이 때문에 이번 인선에서는 거론되지 않던 상황이었다. 태국 정가에서는 탁신 전 총리가 정치 경력이 부족한 딸을 현재 혼란한 정국에서 보호한 뒤 나중에 총리로 임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15일까지만 해도 여권 지도자들은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법무부 장관을 총리 후보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총리가 선출됐지만 태국 정국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앞서 태국 헌재는 지난 7일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1 야당인 전진당에 대해 입헌군주제를 위협했다며 만장일치로 해산 결정을 내렸다. 또한 피타 림짜른랏 전 전진당 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전진당 지도부 11명의 정치활동을 향후 10년간 금지했다.

하지만 전진당이 9일 급하게 창당한 인민당은 창당 이후 하루 만에 신규 당원이 4만명 가까이 늘었으며, 2000만밧(약 8억원)의 후원금을 확보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전진당 소속 143명 하원의원 전원이 인민당으로 옮겼다. 인민당 로고도 전진당 로고와 유사한 역삼각형이며, 상징색도 주황색으로 같다.

신임 총리가 국민에게 인기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패통탄을 총리로 지지한다는 유권자는 6%에 불과했다. 패통탄의 지지율은 정치활동이 금지된 피타 전 대표는 물론, 해임된 세타에게도 뒤처진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연립정부 내외에서도 패통탄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세력이 많으며, 왕당파 보수 기득권층과 군부 일부는 패통탄에게 강한 적대감을 보이고 있어 수많은 견제에 시달릴 것이라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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