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한 제안 '채상병특검 제3자 추천' 수용”···與 “진정성 의문”

전희윤 기자 2024. 8. 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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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할 의사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특검법 추진 방향을 일부 양보한 만큼 여당에서도 제3자 추천안을 발의는 하되 야당이 이를 거부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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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한동훈 제안방식 수용 의사
"국힘, 특검안 신속 제출해달라"
韓 "필요절차 진행" 밝혔지만
'제보공작 의혹' 수사대상 검토
與내부선 "꼼수" 협상 쉽잖을듯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할 의사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이미 특검법이 두 차례 폐기된 만큼 야당 단독으로 재추진하는 데 부담이 커지자 여당에 일부 공을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 대표는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당 내외의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민주당이 위헌적 특검 법안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 법안을 제출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여당 내부에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부정적 반응도 터져나와 최종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은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 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당시 여야가 아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안을 제안한 만큼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충분히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앞서 이달 8일 수사 대상과 권한을 확대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박 원내대표가 한 대표에게 제시한 기한은 열흘이다. 그는 “다음 주 금요일(23일)이나 열흘 안에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며 “10월 국정감사 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한 대표를 향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촉구하는 등 범야권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을 제출했으면서 오늘은 국민의힘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드러난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진행하겠다”고 전하며 다시 야당을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언급한 ‘제보 공작 의혹’이 실제로 법안에 포함되면 민주당으로서는 협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특검법 추진 방향을 일부 양보한 만큼 여당에서도 제3자 추천안을 발의는 하되 야당이 이를 거부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관련 단체 대화방 내용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김규현 변호사가 야당 인사들과 사전에 이를 계획했다며 제보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전현희 의원 사건(‘살인자’ 발언 등)으로 여론이 악화하니까 이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검법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야당의 꼼수에 우리가 바로 반응하기도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도 “(추경호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우선 보겠다고 이미 밝혔는데 누가 지금 나서 발의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은 옳지만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보완 후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는 한편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합리적인 조정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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