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8일만에 공식 입장…“불합리한 관습 바뀌었으면…협회, 외면 말아야”
“협회가 변화의 키 쥐고 있어…진솔한 대화 시간 갖길 기대”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안세영 선수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16일 안 선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안 선수가 파리에서 귀국한 이튿날인 지난 8일 SNS에 '동료 선수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줘서 미안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지 8일 만이다.
이날 안 선수는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러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의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안 선수는 자신을 둘러싼 스폰서 계약, 불합리한 청소·빨래 지시 등의 논란에 대해선 함구하면서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문제 해결 자세를 촉구했다.
안 선수는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며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이어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 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라며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선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도 밝혔다.
안 선수는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훈련 환경 개선을 거듭 촉구했다.
끝으로 안 선수는 자신의 작심 발언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에 대해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안 선수는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 간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며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 선수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비공개 첫 회의를 진행 중이다.
안 선수는 이날 회의에 불참하며, 대신 국가대표팀의 김학균 감독과 일부 코치진, 트레이너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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