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지표에 증시 일희일비···美경제 '안갯속'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4. 8. 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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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대한 금융시장의 전망이 침체와 연착륙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달 초 7월 고용 보고서 이후 침체 공포가 불거졌지만 7월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2주 만에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FHN파이낸셜의 분석가 마크 스트라이버는 "침체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국채금리가 급락하던 상황보다 확실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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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지표에 침체 걱정하던 시장
소매 판매 호조에 연착륙 기대 부활
뉴욕증시 3대 지수·국채금리 상승
소매지표 개선에도 불확실성 여전
산업생산·제조업 지수는 마이너스
월가 “한동안 상충되는 신호 지속”
시장 변동성 당분간 확대 가능성
미국 매사추세츠주 덴버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경제에 대한 금융시장의 전망이 침체와 연착륙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달 초 7월 고용 보고서 이후 침체 공포가 불거졌지만 7월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2주 만에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요동치면서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7097억 달러로 전월보다 1.0%(68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0.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 가운데 외식과 상품 물가를 위주로 집계하는 통계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상품 물가가 0.3%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 소매판매액은 가격 하락을 만회할 만큼 판매량이 늘어난 셈이다.

미국 소비의 간접 지표로 평가받는 월마트 매출도 2분기 동일 매장 기준 4.2% 늘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의 재무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가 견고하다는 신호에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61%, 나스닥종합지수는 2.34% 오르는 등 주요 지수가 상승했다. 침체 전망에 하락했던 미국 국채금리도 이날 급등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13.5bp(bp=0.01%포인트) 오른 4.101%에 마감됐다. 7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날인 1일 수준(4.158%)이다. FHN파이낸셜의 분석가 마크 스트라이버는 “침체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국채금리가 급락하던 상황보다 확실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5bp만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날 64%에서 이날 70.5%로 늘었다.

금융시장의 안도와 달리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미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0.1%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를 밑돈 데다 0.3% 상승했던 전월보다 악화됐다. 산업생산은 제조업과 광업·전기설비업 등 산업계가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 총량을 측정한 지표로 전반적인 경제활동 수준을 나타낸다. 이날 별도로 발표된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의 8월 제조업지수도 각각 -4.7, -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인 팀 퀸란은 “제조업과 노동시장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연준이 보다 신속하게 움직일 여지가 있다”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살아 있다”고 내다봤다.

7월 소매판매도 겉보기보다 좋지 않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전체 7월 소매판매 증가분의 절반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자동차 딜러들의 판매 프로그램이 해킹되면서 밀렸던 판매가 7월에 몰린 결과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 증가율은 외려 0.4%로 낮아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안갯속에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증시에서는 특정 종목의 변동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만들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ETF가 출시됐으며 이 회사 주가의 90일 평균 변동성은 97%에 이른다. LPL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한동안 경제지표들이 (연착륙과 침체 사이에서) 상충되는 신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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