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안되는 단기납 종신 판매 경쟁 빠진다…삼성생명 하반기 계획은
상반기 순익 1조3685억원 '역대 최대'
고수익 건강보험 신계약 CSM 60% 급증
"3~4년 내 주주환원율 50%까지 상향"
올 하반기에도 전사 역량을 집중해 고수익 건강보험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 '돈안되는' 목적자금(단기납) 종신보험 경쟁은 지양한다. 자회사형 법인모집대리점(GA) 설립보다 전속 설계사 조직 육성에 힘 쏟는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에 맞춰 향후 3~4년 내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
업계 1위사 삼성생명이 16일 올 상반기(1~6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놓은 미래 청사진이다.
이 회사는 이날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연결 지배주주 기준 1조3685억원으로 전년동기 9742억원 대비 40.5%(3943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으로, 지난해 전체 순이익(1조8954억원)의 절반이 넘는 72.2%를 6개월 만에 채웠다.
일회성 보험부채를 인식하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제도 변경에 따라 상반기 보험서비스손익(7118억원)이 1년 전보다 13% 줄었다. 하지만 투자손익(1조1127억원)이 전년동기보다 2배 넘게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카드·증권 등 연결 자회사 이익 호조와 지난해 2분기 저이원채 교체 매매(수익성이 높은 채권으로 운용채권 교체) 손실에 따른 실적 둔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사망보험 신계약 CSM 42% '뚝'
삼성생명은 올 하반기 새 회계기준(IFRS17)상 고수익 상품인 건강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회사가 확보한 건강보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89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6% 급증했다. 신계약 CSM 내 건강보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54.3%로 전년동기(30.8%) 대비 23.5%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상반기 사망보험 신계약 CSM(6352억원)은 전년동기대비 41.6%나 빠졌다. 나중에 고객에게 웃돈을 얹은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는 데다, 금리 하락기 수익성이 최고 20%가량 떨어지는 종신보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인 영향으로 보인다. 김종민 삼성생명 CPC기획팀장은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 격화로 시책(인센티브) 프로모션을 몇백프로 책정하는 것도 종신보험 수익성을 즉각적으로 떨어뜨린다"고 했다.
올 상반기 확보한 신계약 CSM은 1조6461억원이다. 김 기획팀장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7~8월 신계약 CSM이 6760억원으로, 올해 목표 신계약 CSM인 3조2000억원을 넘어서 연말까지 3조3000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나타낸다. 신계약 CSM이 꾸준히 유입돼야 CSM 잔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전속 채널 강화…주주환원율 50%↑
올 상반기 전속 설계사 수는 총 3만2738명으로, 전년 말 대비 2000명 이상 순증하며 채널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이 같은 설계사 규모는 10년 전 생명보험업이 활황이던 시기와 맞먹는다. 경기 하강에 따른 인력 시프트(전환)가 보험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인당 생산성을 비교할 때 GA는 20만원, 전속 설계사는 50만원 이상의 수익성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자회사형 GA 설립 등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판매 분리) 움직임은 삼성생명에겐 먼 얘기가 됐다. 타사와 반대되는 행보라 눈길을 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중장기적 주주환원율을 50%까지 상향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주주환원율은 35.1%, 주당배당금은 3700원(시가배당률 5.1%)이었다. 이주경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은 "밸류업 공시가 될 때 최종 확정안을 말씀드리겠지만, 주주환원율 50%는 최소 3년 내지 4년 정도를 타깃으로 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밸류업 관련 공시가 늦어지는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안이 확정·시행되면 기발표된 바와 같이 자사주 5%이상 초과 보유 시 보유목적과 처분계획을 공시하게 돼 있어 여러 가지 검토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제도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글로벌 선진사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K-ICS 비율은 200~210%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에는 219%였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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