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간 시총 3조 증발···‘인적·오너리스크’에 속터지는 하이브 주주
“주가 볼 때마다 화가 난다”
16일 하이브 종목토론방(종토방)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 4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을 시작으로 각종 악재에 하이브의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넉달간 증발한 시총만 3조원에 달할 정도다. 증권가에선 여전히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의견을 내놓지만, 경영진이 악재에 오히려 기름을 붓고 있는 만큼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장보다 3300원(2.02%) 오른 16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16만원선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하이브 주가는 올해 2분기부터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엔터주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도 크지만, 하이브의 경우 인적리스크도 크게 작용했다.
주당 23만원을 웃돌았던 하이브 주가는 지난 4월22일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이 본격화되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며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는데, 이날에만 주가가 7.81% 폭락했다. 실적 부진과 ‘민희진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며 이후에도 줄곧 내리막을 걸었던 주가는 이달 들어 BTS멤버 슈가의 음주운전 의혹과 방시혁 의장의 ‘오너리스크’가 겹치며 낙폭이 가팔라졌다.
특히 시장은 방 의장의 행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슈가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진 7일과 이튿날에도 상승 마감했던 하이브 주가는 방 의장 관련 논란이 시장에 반영된 9일부터 급락했다.
최근 방 의장이 미국 로스앤젤러스에서 유명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와 동행하는 것이 유튜브에 포착됐는데, 내부 갈등을 전혀 봉합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영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생활 논란을 키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책임론이 일었다. 이 여파로 주가는 9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동안 12.7% 폭락하며 16만원 선까지 밀렸다. 지난 4월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2조8000억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하이브가 해명에 나섰지만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 종토방에선 ‘다시는 엔터주를 사지 않겠다’, ‘경영자질과 리더쉽 부족이 드러났다’는 의견부터 ‘방 의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사퇴하라’는 과격한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경영진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이며 회사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이 내년 목표 주가를 31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조정하는 등 일부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낮추고는 있지만, 여전히 증권가는 하이브의 매수를 권하고 있다. 내년 BTS 완전체 복귀 등으로 수익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한 내년 예상 목표주가도 16일 종가보다 68% 높은 27만6942원에 달한다.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당장 슈가의 BTS 탈퇴 여론도 거세 BTS의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운데다 내부 갈등도 계속되고 있어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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