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말복엔 ‘치악산 복숭아’ 베어 물까

최현승 기자 2024. 8. 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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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명품 먹거리]‘지리적 표시제’ 인정, 매년 축제로 억대 수익 안기는 효자 과일
[편집자주] ‘보성 녹차, 영광 굴비, 횡성 한우고기….’ 지역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 식재료가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주는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리적 요인이 상품 특성과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지리적 표시제로 인정받으면 다른 곳에서 함부로 상표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법적 권리가 부여된다. 2002년 보성 녹차가 지리적 표시 1호로 등록됐고 순창 전통고추장과 단양 마늘 등 100여 개의 품목이 등록돼 있다. 일선의 지자체는 지리적 표시제를 지역의 특화된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지역 특산품은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경제를 살리기도 한다. 우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농산물이나 특산물이 어떤게 있는지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살펴본다.
▲제20회 치악산복숭아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천중도 품종의 복숭아/사진제공=원주시청

복숭아는 복겟팅(복숭아+티켓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마니아층을 형성한 대표 인기 과일이다. 복숭아의 인기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옛사람들이 이상향으로 여겼던 무릉도원에는 복숭아나무와 꽃이 가득했다고 전해진다. 그곳에 사는 신선들은 복숭아만 먹으며 불사의 삶을 산다고 믿었을 만큼 복숭아는 신성한 과일로 여겨졌다.

실제로 복숭아는 당질 함유량이 높고 영양이 풍부하다. ‘초복에는 고기를 먹고 중복과 말복에는 복숭아를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더운 날에 힘을 더해주는 보양 식품이기도 하다.

복숭아는 그 인기만큼 전국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중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기슭에서 생산되는 ‘원주치악산복숭아’는 전국 유일하게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된 복숭아다. 치악산복숭아는 1996년 전국복숭아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명품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2008년부터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실사단이 100여 년간 지속된 재배 기술과 큰 일교차로 인한 뛰어난 당도를 높이 평가한 결과, 2010년 3월 지리적 표시제 제63호로 등록됐다.

◇천혜의 조건과 노력이 함께 만든 치악산복숭아
원주치악산복숭아는 해발 500m 준고랭지에서 경사 지역의 배수가 잘되는 사질토양에서 재배되며 큰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 평균기온 24~25℃라는 최적의 조건에서 자란다. 100여 년간의 축적된 재배기술이 더해진 원주치악산복숭아는 식감이 좋고 일반 복숭아 당도(11~12brix)보다 높은 당도(14~15brix)를 자랑한다.

2023년 농업관측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치악산복숭아의 재배 면적은 268ha로 전국 재배 면적의 1.3%에 불과하지만, 1996년 전국복숭아품평회 대상 수상, 2006년 전국 복숭아 5대 브랜드 선정 등 높은 명성과 인지도를 자랑한다.

원주시는 치악산복숭아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원주시농업개발센터를 통해 맛이 좋고 기후 변화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품평회를 통해 상품성을 검증하며, 높은 평가를 받은 품종은 희망 농가에 보급하고 재배 방법도 전파하고 있다.

원주시는 복숭아 품질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공모사업을 통해 △스마트 해충 예찰시스템 설치 △고품질복숭아 생산실증 △동해 피해 방지시설 설치 △명품 복숭아 표준모델 과원 조성 △차압냉장 저온유통 기반을 조성했다.

▲제20회 치악산복숭아축제에 방문해 치악산복숭아를 시식하는 방문객들/사진제공=원주시청

◇축제로 알리고, 제품 개발로 브랜드 가치 올린다
치악산복숭아 축제는 매년 여름, 원주시 치악산 일대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원주시 축제다. 올해로 제23회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치악산복숭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축제 기간 방문객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을 통해 치악산복숭아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복숭아 따기 체험, 복숭아 요리 경연대회, 복숭아 관련 상품 전시 및 판매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 2022년 축제에는 1만8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4kg들이 복숭아 4500상자를 구매해 총 1억8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와 같은 성과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줬으며, 치악산복숭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원주시는 복숭아를 통한 소득원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복숭아 불고기 소스와 복숭아 고추장 등 복숭아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원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젊은 기업인·청년 농업인과 함께 복숭아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을 돕고 가공부터 창업,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현장 맞춤형 사업을 지원한다.

최근 한 달에 4000개씩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는 ‘토토미 원주빵’이 이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토토미(米)와 치악산복숭아, 조엄 고구마를 활용한 빵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판매량이 2.5배 증가했다. 한편, 원주시는 치악산복숭아로 만든 복숭아 불고기를 원주시 대표 음식으로 선정하고 표준 조리법을 보급하고 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치악산복숭아의 브랜드 가치를 더 높여 많이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현승 기자 hs175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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