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관습 타파-운동 전념'… 안세영이 원한건 선수로서의 '기본'이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 획득 후 작심발언을 한 안세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추가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이 결국 원하는 것은 운동 선수로서의 기본인 바로 '운동'이었다.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를 꺾은 후 인터뷰에서 "더 이상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없다. 협회가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고 협회를 저격했다. 또한 자신의 무릎 부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한수정 트레이너의 계약 만료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현해 충격을 안겼다.

단, 안세영은 이후 더 이상의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이날(16일) 처음으로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한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왔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랬다.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은 문체부와 체육회의 조사 사실을 언급하며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 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안세영이 결국 원하는 것은 운동선수답게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안세영은 지난 7년간 배드민턴 대표팀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았다. 지난 14일 SBS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는 안세영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이러한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협회 측은 "점진적으로 고치겠다며" 이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에만 몰두하고 싶은 안세영의 마음은 사실 이전부터 드러났다. 그녀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후 들어온 각종 방송과 광고 섭외를 거절하며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키웠고 이를 이뤘다. 그리고 안세영은 이날 입장문에서도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배드민턴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운동선수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안세영이 원했던 것은 선수로서 너무나도 당연했던 것이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