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결국 원하는건 소통… 안세영 "선수들 목소리 귀 기울여줬으면"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안세영(22)이 드디어 침묵을 깼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상자 관리 시스템에 비판하면서도 열린 자세와 소통으로 더 나은 미래를 꿈꿨다. 그러면서 진상 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게 선수들과의 소통을 부탁했다.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안세영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그런데 안세영은 금메달을 획득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폭탄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더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협회를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나타냈다.

그러나 안세영은 그 불만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돌았다. 이에 협회는 지난 7일 10페이지 상당의 해명문을 통해 해당 추측들을 모두 반박했다. 사건이 안세영과 협회의 진실공방처럼 번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현 사태에 대해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세영은 16일 드디어 입을 열었다. 우선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관심을 받았어야 할 올림픽 선수들에게 사과를 했다.

더불어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해 실망한 점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뗐다.

안세영. ⓒ연합뉴스

이어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습니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안세영은 또한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문체부와 체육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며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세영.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