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앞바다 해상풍력 건설 결사 반대"
"어업활동보호구역이자 경남권 핵심 어장
사업자 설명회 생략하고 인허가 강행"
환경영향평가 즉각 반려, 중점검토사업 지정 요구
해양수산부가 해상풍력 등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경남 통영 일대 해상풍력 개발에 대해 어민들이 결사 반대집회를 벌였다.
수협중앙회 해상풍력 대책위원회는 16일 통영 동호항 일대에서 어업인과 환경단체와 함께 ‘욕지 해상풍력 건설 결사반대 총궐기 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 해상풍력 대책위 산하 경남권역 대책위(경남 대책위)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정부와 풍력 사업자 측을 향해 “욕지 해상풍력 건설은 절대 불가”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경남 대책위는 “현재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 중인 욕지도 인근 해역은 경남도와 해수부가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시한 ‘어업활동보호구역’으로 통영·삼천포·고성·거제·남해 등 경남 어업인이 모두 조업하는 경남권의 핵심 어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욕지 해상풍력은 싱가포르계 기업인 뷔나에너지로 인수되고 현대건설도 욕지 좌사리에 해상풍력사업을 위한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이후 최근에는 IS동서와 남동발전까지 인근 해역에서 해상풍력 사업 경쟁에 뛰어들자 지역 어업인들과 어촌사회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궐기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욕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에서 어업인들이 해양생태계와 어업 피해를 우려하며 사업 반대 의견을 제기하자 뷔나에너지 측은 ‘환경영향평가 본안 제출 전에 의견반영 여부를 설명하는 설명회를 꼭 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올해 4월 약속한 설명회는 생략한 채 환경부에 본안을 제출해 인허가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대책위와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뷔나에너지를 강하게 비판하며 욕지 해상풍력 사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또 경남도와 통영시, 사천시, 남해군 등 지자체가 주민과 어업인을 외면하고 해상풍력으로 인해 발생한 지역 갈등을 방치한 것을 강하게 성토하며, 주민과 어업인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 행정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경남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욕지 해상풍력은 난개발의 표본이다. 산업부로부터 손쉽게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개발업자가 외국 자본에 사업을 팔아 넘기고 그 외국자본은 어촌사회 이간질로 인허가를 강행하고 있는 구조”라며 “조업어장 침해뿐만 아니라 군 작전 수행에도 문제가 있어 국방부로부터 해상풍력단지를 옮기라는 통보를 받는 등 입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사업자는 막무가내인 상황”이라며 “산업부가 이처럼 문제 있는 사업은 경쟁입찰에서 배제하는 등 명확한 정리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부에 대해서는 뷔나에너지 측이 졸속으로 제출한 욕지풍력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즉각 반려와 중점평가사업 즉시 지정을 요구했다. 중점평가사업은 사업으로 인해 집단 민원과 환경 갈등 등이 예상될 경우 환경부 장관이 지정해 ‘합동현지조사’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 및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경남 대책위와 환경운동연합은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일회성 집회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사업중단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산업부, 환경부, 해수부를 직접 방문해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욕지풍력 지분의 100%를 소유한 모회사 뷔나에너지 싱가포르 본사(CEO 니틴 압테)에도 사업추진 절차의 부당함과 부실함을 지적하는 항의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대책위의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재생에너지 보급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지만 어업인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이다. 국회와 정부는 개별 사업자에게 입지와 수용성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입지와 수용성을 발굴하고 수산업도 지원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해상풍력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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