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패싱…"법·제도 정비해야"

최은수 기자 2024. 8. 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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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불공정 행위로 국내 소비자 피해 우려
2021년 통과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실효성 떨어져 한계 지적
[서울=뉴시스] 최은수 기자=16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박정훈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앱 결제 강제에 따른 이용자 이익 저해 대응 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2024.08.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차별적 수수료 부과 등 독점 행위가 지속되면서 법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6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박정훈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앱 결제 강제에 따른 이용자 이익 저해 대응 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발생한 이용자 피해를 살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근절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열렸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빅테크 기업의 독점적인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입법을 도입·추진하고 있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시장 내 지배력 남용에 18억 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강하게 규제함에 따라 애플이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를 30~20% 수준까지 인하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1년 9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된 바 있다. 이에 구글과 애플은 제3자 결제를 허용했으나 구글은 최대 수수료 26%, 애플은 27%를 부과해 기존 수수료율(30%)와 큰 차이가 없어 꼼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인앱결제 강지 금지법 통과 이후에도 두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 행위는 지속되고 있다. 최영준 한국인터넷진흥원 AI데이터분석팀장은 "조사 결과 국내 앱마켓 서비스 사업자 4곳 중 구글, 애플에만 앱을 출시하는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했다"라며 "4개 앱마켓 모두 앱을 출시한 개발사도 매출액 비중이 구글과 애플이 80% 이상을 차지했다"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앱마켓 사업자의 앱 심사 지연에 따른 피해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국내 앱 개발사가 3일 이내 앱 등록 및 업데이트 심사를 희망하고 있으나 0.6일에서 이틀 정도 지연되고 있다"라며 "게임사는 1~2주 마다 프로모션, 아이템 추가 등으로 업데이트가 빈번히 일어나는데 심사가 지연될 경우 많은 불편함을 초래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사가 등록이나 업데이트 문제에 대해 질의하면 구글, 애플이 AI로 답변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어서 지연되고 있는지, 등록이 거부될 예정인지 등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구글이 제3자 결제를 도입했음에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개발사에게 물어보니 수억원을 투입해야 하고 구글이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손해라고 하더라"라며 "아울러 PG사 수수료를 생각하면 4% 인하는 아무런 이득이 없어 무용지물인 결제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법·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최 교수는 국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 22조9항에 따르면 특정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특정한 결제방식이 무엇인지가 문제"라며 "신용카드나 현금이체 등 결제수단이라면 이 법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폭넓게 규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법안에서는 지배적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콘텐츠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 교수는 "심사부당 지연은 기간이 명확하지 않고 부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사업자가 지연 이유를 제시하면 반박이 어렵다. 왜 지연됐고, 거부됐는지 투명성 증진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앱마켓에서 모바일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완전한 삭제인지, 앱마켓에서 유통 차단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라며 "유통 생태계에서 삭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앱마켓 생태계에 대한 정확한 현상 파악을 바탕으로 한 불공정한 업무 관행 유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규제 등 구체적인 사례에 기반해서 분석하고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앱마켓 생태계 변화나 역동성을 고려한 금지행위 일반 규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혹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일반적 금지규정 도입과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구글, 애플 등 지배적 앱마켓사업자는 다양한 차별행위를 포괄할 수 있는 일반적 금지규정 도입으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와 관련해 과징금 690억원을 부과하는 시정조치 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10개월째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주연 방통위 통신시장조사 과장은 "방통위가 정상화되면 심의, 의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주연 과장은 "구글과 애플 앱마켓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행위가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 제도 개선을 통해 앱 개발사 마케팅 행위를 보호하고 이용자 권익을 증진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건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플랫폼 팀장은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돼 특정 결제방식을 금지하고 있으나 법칙행위에 따라 개선조치한 내용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을 해보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과기정통부도 적극 논의에 참여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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