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노추(老醜)가 걱정되는 대한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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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노인은 사회적 공경의 대상이지만, 혐오나 질시를 받기도 한다.
공경의 대상으로서 노인은 달관의 지혜와 관용의 품격을 갖춘 사회의 어른이다.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공경은 노인들이 그만큼 지혜와 품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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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노인은 사회적 공경의 대상이지만, 혐오나 질시를 받기도 한다. 공경의 대상으로서 노인은 달관의 지혜와 관용의 품격을 갖춘 사회의 어른이다. 반면 혐오를 일으키는 노인은 아집과 교활한 탐욕 등으로 꼴사나운 노추를 보이는 존재라고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노인을 ‘무기력하고, 불신과 의심이 강하고, 의기소침하여 좀스럽고, 추억에 묻혀 살며, 기개 없이 이익만 좇으며, 박애정신이 옅어져 연민의 정도 없는 존재’로 규정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는 노인의 좋은 면을 부각시키며 공경하여 사표로 삼아온 전통이 유구하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70세가 되면 국장(國杖ㆍ지팡이)을, 80세가 되면 임금이 조장(朝杖)을 하사하기도 했다. 정조는 100세 이상 노인에게 종1품 숭정(崇政) 품계까지 제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이가 벼슬일 순 없다.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공경은 노인들이 그만큼 지혜와 품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평생 일군 막대한 사재를 카이스트에 쾌척한 고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자,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 등은 우리 사회에 품격 있는 ‘멋진 노인들’의 존재를 일깨운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최근 출산 임직원 자녀 1인당 1억 원의 파격적 출산지원금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공전의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유쾌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대표적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에서 노추(老醜)로 비칠 잡음이 빚어져 씁쓸하다.
▦정치인 출신인 김호일 노인회장은 노인 폄하 발언을 한 야당 혁신위원장을 앞에 두고 얼굴 사진의 뺨을 때리는 등 인상적인 ‘노인 권익 활동’을 벌여왔다. 그런 그가 최근 시도연합회장 7명에게 갑자기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 노인회가 들끓고 있다. 김 회장은 “공금을 유용한 사람들”이라지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연임을 위해 ‘반대파 솎아내기’를 한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노인회는 다음 달 예정이던 선거일을 오는 27일로 전격 앞당기기도 했다. 경위야 어떻든 선거 직전에 투표권자들을 대거 무력화하는 건 온당치 않을뿐더러, 어른답지도 못해 보인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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