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앞둔' 손흥민, '증명 절실' 김민재-이강인... 코리안리거 운명의 시즌[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뜨거웠던 유로 2024와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이제 해외축구리그 시간이 돌아왔다. 밤잠을 설치면서도 '코리안리거'의 활약에 희열을 느끼는 팬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순간.
다가오는 시즌은 유럽에서 뛰는 한국의 대표 선수들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에게는 커리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선택의 시간이,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에게는 빅클럽 주전 도약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다가온다.
▶'토트넘과 계약 마지막 시즌' 손흥민, 구단 레전드와 우승의 갈림길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첫 시즌에 임한 손흥민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35경기(1교체) 17골 10도움으로 마쳤다. 17골은 EPL 득점왕 시즌(2021~2022, 23골) 다음으로 높은 손흥민의 EPL 한 시즌 득점 공동 2위의 기록이다. 그는 또한 EPL 개인 통산 3번째 10골-10도움도 달성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2022~2023시즌 부진과 안와골절 부상으로 고생했던 것을 완벽하게 털어낸 활약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손흥민 개인의 부활이 팀의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토트넘이 리그 최종 5위를 기록하며, 4위까지 받을 수 있는 '최상위 유럽대항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기 때문. 손흥민은 2015년 8월부터 약 9년 동안 토트넘을 지키고 있지만 여전히 '클럽팀 커리어 무관'에 머물고 있다.
결국 2024~2025시즌은 손흥민에게 '선택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현재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된다. 손흥민이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다면 올 시즌이 그의 '토트넘 라스트 댄스'가 되는 것이다.
손흥민은 계약 만료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 후 33세가 돼 전성기 후반부에 위치한다. 사실상 '우승권 팀'으로 이적해 활약할 수 마지막 시기. 만약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선택권을 쥘 수 있다. 리그 우승과 다소 떨어져 있음에도 토트넘의 주장과 레전드로 남을지, 지난해 토트넘을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으로 이적한 '공격 단짝' 해리 케인처럼 우승과 익숙한 팀으로 떠날 지를 말이다.
▶'운명의 뮌헨 2년차' 김민재, '철기둥 복구 작업' 결과는
2022~2023시즌 수비 축구의 상징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최고 수비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된 김민재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에서도 그는 전반기 22경기나 뛰며 부동의 주전으로 우뚝 섰다. 김민재의 중앙 수비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봤던 마티아스 데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쉬거나 부상을 당해도 김민재는 무조건 선발로 나서며 '혹사' 우려를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민재가 지난 2월 아시안컵을 끝내고 팀으로 돌아오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상황이 펼쳐졌다. 토트넘에서 임대 영입된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 자리를 차지한 것. 당시 뮌헨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은 튀어나가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김민재 대신 안정적으로 라인을 지키고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다이어를 선호했다. 그렇게 한국 최고 수비수는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김민재는 팀에게 있어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 벤치로 밀렸다. 그가 후반기 리그 14경기-챔피언스리그 6경기, 총 20경기 중 선발로 나온 건 9경기뿐이었다. 교체 출전 5경기, 출전 실패가 6경기로 '혹사' 우려가 나오던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시간을 보냈다.
불안했던 후반기를 보내고 시즌 종료 후 이적설에 휘말리기도 했던 김민재는 그럼에도 뮌헨에서의 경쟁을 선택했다. 자신을 배척하던 투헬 체제가 끝나고 같은 센터백 출신의 빈센트 콤파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상황이기에 포지션 경쟁자 더 리흐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은 그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물론 유럽에서도 '최강팀' 반열에 올라 있는 뮌헨이기에 더 이상의 부진은 이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음바페 없는' PSG 홀로서기, 이강인의 싸움은 이제부터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로 성장한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프랑스 리그1 PSG로 이적했다. 36경기 5골5도움을 기록하며 2023~2024시즌을 마친 이강인은 리그-슈퍼컵-프랑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입단 첫 시즌에 트로피를 3개나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강인 역시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아시안컵을 다녀온 후 선발에서 교체 선수로 밀렸다. 이강인은 전반기에 16경기에 나서 13경기를 선발로 뛰었는데, 후반기에는 출전한 20경기 중 교체로 들어간 것이 거의 절반인 9경기나 됐다. 심지어 이강인이 후반기에 나선 리그 13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건 딱 두 번 뿐이었다. 4강까지 진출한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부터 6경기 동안 선발로 나온 건 딱 한 번뿐이었고 3번은 교체투입, 2번은 아예 경기에 나오지도 못했다.
PSG가 최근 몇 년간 대형 슈퍼스타보다는 젊고 유망한 자원들을 대거 데려오는 영입 정책을 펼친 와중에 이강인의 이적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곧 '유망한 것에서 그치는 선수는 아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프랑스 최강이자 유럽에서도 강호인 PSG가 부진한 선수에 오랫동안 관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기에 이강인의 이번 시즌은 더욱 치열한 전쟁터가 될 수 있다. 이제 전방에서 그의 패스를 받아 득점하던 '확실한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고 없는 상황. 선수 본인의 확실한 성장만이 '빅클럽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잡는 '정도(正道)'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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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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