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찜통 사무실서 "쓰러질 뻔"…'28도' 족쇄에 공공기관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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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실내 온도계를 보니 30도를 넘었더군요. 정부의 에너지절감 지침 때문에 공공기관은 에어컨 온도를 더 못내리니 너무 힘듭니다. 더워서 쓰러질뻔 했는데, 일을 못할 지경이예요."
폭염으로 인해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지난 13일 이 공공기관 사무실 온도는 30도 안팎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도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실내온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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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실내 온도계를 보니 30도를 넘었더군요. 정부의 에너지절감 지침 때문에 공공기관은 에어컨 온도를 더 못내리니 너무 힘듭니다. 더워서 쓰러질뻔 했는데, 일을 못할 지경이예요."
A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의 푸념이다. 폭염으로 인해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지난 13일 이 공공기관 사무실 온도는 30도 안팎을 기록했다. 일부 사무실은 30도가 훌쩍 넘었고 직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일 지경이었다.
1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전력수요는 역대 최고치인 94.6GW를 기록했다. 지난 5일 93.8GW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전력수요는 13일 94.5GW로 일주일여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이날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최대전력 94.6GW는 여름철·겨울철을 통틀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직전 최대 수요는 2022년 12월 23일 94.5GW였다.
B공기업 경영관리 분야 팀장도 더위를 호소했다.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제한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회의를 하려고 한곳에 모이거나 오후 2시를 넘어 날이 더 더워지면 실내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 이 팀장은 "공공기관들은 여름철 냉방온도 28도, 겨울철 난방온도 18도를 유지해야한다"며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올리기 위해선 온도제한부터 풀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보면 공공기관은 난방설비 가동 시 평균 18℃ 이하,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해야한다.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1년부터 이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 실내 냉·난방 시스템이 제한되고 있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각 정부 부처 역시 이 규정에 따라 실내온도가 설정된다. 다만 날씨가 너무 덥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땐 일시적으로 실내 적정온도가 26도로 낮아지기도 한다.
문제는 예비 전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력수요에 과부하가 걸리면 결국 공공기관이 솔선수범에 나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력 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최대 전력수요에 가깝게 될땐 우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게 된다. 공장을 비롯한 민간 분야는 그 다음 문제다.
일각에선 공공기관도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실내온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공공기관의 우수한 인력들이 각종 규제 탓에 민간과 차이가 큰 연봉과 복지, 기관의 지방행에 따른 안좋은 정주 여건 등으로 공공기관을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업무 환경까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여름에는 더위와, 겨울엔 추위와 싸우느라 업무 효율은 떨어지고 대국민 서비스의 질도 형편없어진다고 공공기관 직원들이 아우성친다.
정부 역시 이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 작은 움직임만 있어도 국민들은 이를 반대한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여름철 실내온도를 낮춰달라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요청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에너지 수급대책을 비롯해 국민적 여론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공공기관 평가때마다 나오는 '신이 다니는 직장' 비판 등 공공기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다"며 "공공기관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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