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부진에도…정부 “4개월 연속 내수 회복”

박상영 기자 2024. 8. 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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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의 사과 판매대.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넉 달째 내수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부진한 모습이지만,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내수 회복 조짐’ 앞에 ‘완만한’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는 ‘지속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소 부진했던 6월 산업활동 동향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은 넉 달째 유지하고 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조짐’이라는 표현 없이 ‘내수 회복’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모자라고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면서도 “경기 회복이라는 큰 틀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외부의 평가와는 다소 상반된 평가다. KDI는 지난 8일 수정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추면서 주된 근거로 ‘내수 부진’을 들었다.

최근 지표는 KDI의 경기진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6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 각각 1.0%, 4.3% 늘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3.6%, 2.7%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월 대비(-0.3%), 전년 동월 대비(-4.6%) 모두 줄었다. 향후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을 보여주는 설비투자 조정압력과 국내 기계수주 감소는 향후 설비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7월 소비 지표는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3.6으로 기준치(100)를 웃돌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1년 전보다 3.2%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지속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0.1% 증가하며 1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백화점 카드승인액(-1.4%)과 할인점 매출액(-3.3%) 감소세는 이어졌다.

최근 서비스업 관련 주요 지표도 부정적이다. 지난달 차량 연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9% 줄고, 주식 거래대금(19조5000억원)은 1월(19조4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밑돌았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와 경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과장은 “고물가·고금리 제약 요인이 완화되면서 실질 임금이 올라갈 것이고, 대형 항공사의 항공기 도입 계획 등 상반기 지지부진했던 설비투자가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보다는 연착륙 전망이 더 우세한 상황”이라며 “수출은 굉장히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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