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카멀라노믹스’…기업들 ‘폭리’ 겨냥할듯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2024. 8. 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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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성 대신 ‘모호성’ 유지해온 해리스
가격폭리 금지 등 경제정책 공개할듯
주택계약금 지원 등 비용절감 방안도 거론
합동유세 바이든, 트럼프에 “도널드 쓰레기”
트럼프는 “해리스 당선되면 대공황 재현”
15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라르고 카운티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발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마이크를 전달하고 있다. U.S. President Joe Biden hands Vice President and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Kamala Harris the microphone after speaking in Prince George‘s County, Maryland, U.S., August 15, 2024. REUTERS/Elizabeth Frantz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대신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진전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식료품 가격 등 일상적인 생활비를 낮추는 방안을 이날 연설에서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진행할 유세 연설에서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취할 경제관련 조치에 대해 발표한다고 15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가격폭리 금지 법안의 통과를 의회에 요청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료품 가격과 일상적인 생활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에 발표하는 계획이 미국인의 생활비용을 낮추기 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구체적인 정책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모호한’ 입장을 취해 온 해리스 부통령이 이처럼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경제 관련 평가가 뒤처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월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경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식품 기업 등의 가격폭리를 금지하는 법안 외에도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 법무장관에 해당 법안을 위반한 식품기업을 조사하고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공약이 식품·생활용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주택소유자에 최대 2만5000달러(약 34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안할 것이라도 보도했다. 2년간 임대료를 연체없이 납부한 첫 주택 구매자가 주택 계약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 임기동안 300만 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택비용 상승으로 불안감을 겪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메릴랜드주 라르고 카운티에서 진행한 첫 합동연설도 ‘비용 절감’을 계기로 마련됐다. 발표에는 바이든 정부가 노인·장애인 대상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가입자들이 부담하는 약품 비용을 제약사들과 협상을 거쳐 38~79% 가량 낮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미국 납세자들은 처방약 비용을 모두 60억달러(약 8조1600억원) 가량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적용 첫해인 2026년에만 15억달러(약 2조400억원)의 본인부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주도로 마련된 ‘프로젝트 2025’를 거론하며 “그들은 대형 제약사가 원하는대로 약값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내 전임자와 의회의 마가(MAGA) 친구들은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을 50차례 넘도록 폐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상대하는 이 사람은 그가 대통령이었을 때 ‘슈퍼 리치’들에게 2조 달러의 감세 혜택을 줬다. 그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재정적자를 야기했다”며 “그들은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제도 삭감을 원하고 부유층을 위해 5조 달러의 감세를 제안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겨냥해 “우리가 대항해 뛰고 있는 사람, 그 사람 이름이 뭐였냐”면서 “도널드 쓰레기(Dump·덤프) 혹은 도널드 어쩌고”라고 비꼬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정책이 국민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이 ‘공산주의 방식’이라며 몰아세웠다.

그는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해리스는 (식료품) 가격 통제를 원하지만 (가격 통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가격 통제는 식료품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해리스 부통령의 가격 통제 정책은 공산주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1929년 대공황이 재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절제된 선거운동을 하고 해리스에 대한 인신공격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인신공격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와 그의 지성에 대한 존중심이 많다. 그는 끔찍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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