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영미권 아이폰에 삼성월렛, 구글페이 도입 가능해져··· 한국은 일단 제외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 아이폰에서 타사 간편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있게 된다. 지난 2020년 6월, 유럽연합은 아이폰에서 애플페이만 쓸 수 있는 점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애플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 등에서 타사 간편 결제의 접근을 막았는지, 이로 인해 경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놓고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졌다. 4년에 걸친 조사에서 위원회는 애플이 타사 간편 결제 개발자들에게 권한을 주지 않아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예비 결론을 내렸다.
결국 애플은 올해 7월 11일, 애플이 자사 간편 결제 기술인 ‘탭 앤 고(tap and go)’를 경쟁사에게도 허용하는 것을 유럽연합과 합의하고, 빠른 시일 내 이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유럽연합과의 합의인 만큼 유럽에서만 서비스가 허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애플 측이 공지를 내고 iOS 18.1 버전부터 다른 국가에서도 이 기능을 개방할 것이라 밝혔다.
아이폰에서 삼성월렛, 교통카드 쓰게 되나
유럽연합은 올해 초 아이폰에서 타사 결제 및 인증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간편 결제 서비스를 바꿔도 결제에 문제가 없었고, 또 여러 시스템을 중복해도 오류가 나지 않았다. 개발자가 결제 앱을 사전에 구축할 수 있도록 NFC 접근 권한을 받고, 타사 서비스가 애플 페이에 준하는 최신 업데이트 및 보안을 준수하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아이폰에서 다른 간편 결제 시스템을 쓰더라도 최신 업데이트만 하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과 애플은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 앞으로 삼성월렛, 구글페이 등 타사 지갑 제공업체도 애플 기기의 NFC 기능을 활용해 페이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또 장치 내 보안요소를 의존하지 않고 결제 자격을 증명하고 보관할 수 있다. 즉 아이폰에서 타사 지갑 서비스를 사용하는 건 물론 애플의 보안 정책도 강제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결제 앱을 기본 앱으로 설정할 수 있고, 사용자 기기 감지나 측면 버튼 더블 클릭 등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애플페이는 애플워치에서 바로 쓴다거나 측면 버튼으로 진입할 수 있다. 타사 서비스가 사용에 차별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 자율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어서 미연에 방지하는 규정이다. 또한 터치 ID, 페이스 ID, 장치 암호 등의 인증 도구도 타사 앱에서 쓸 수 있다.
세 번째는 애플이 서비스에 제한을 두는 점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만들고, 별도의 분쟁 해결 시스템을 구축한다. 개발 과정에서 보안 혹은 서비스 체계 등의 이유로 제약이 걸릴 수 있는데, 이 부분이 공정한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유럽경제지역 내 모든 개발자에게 이를 약속하고, 심지어 임시로 여행하는 동안에도 사용을 허가한다.
디지털 키, 교통 카드, 호텔 키 등등도 가능해져
애플과 유럽연합의 합의에 따라 iOS 18.1 업데이트부터 NFC 및 보안 요소 API를 활용한 타사 페이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애플은 미국, 호주, 영국, 브라질,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에서도 개발자가 자체 앱을 통해 매장 내 결제, 자동차 키, 교통 카드, 기업 배지, 학생증, 전자식 도어록, 경기 및 관람 티켓 등의 비접촉 거래 및 인증을 모두 쓸 수 있도록 개방한다.
사용자는 애플 SE 칩 기반 보안을 활용하고, 상업적 계약을 맺은 후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해당 과정은 iOS 18 공개 이후 이뤄지므로, 개발 과정을 고려하면 오는 4분기부터 서비스가 등장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아이폰에서도 삼성월렛 등이 허용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API 배포가 확정된 국가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NFC 생태계 확장이 정식 발표됐으나, 국내에서는 별도 공지가 없었다. 다만 애플이 NFC API를 공개하면서 이용 대가를 수수료로 받기 시작한 만큼, 국내 NFC 관련 규제와 수수료 협상 등을 거치면 도입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국내 아이폰에 삼성월렛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 등 고성능 제품에만 삼성월렛을 제공해 왔다. 애플 아이폰에서 삼성월렛을 쓰게 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객이 이탈하고, 애플에 API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득보다는 손해가 많다. 물론 티머니처럼 최근 모바일 신사업 기술협상 및 비접촉 결제 개발 인력 구인에 나서는 등, 시장 확장에 미리 대비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애플의 NFC 기술 개방으로 인해 그간 하드웨어 별로 나뉘어 있던 간편 결제 시장에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국내 하드웨어 시장 역시 고립되지 않고, 글로벌 추세에 맞춰 변화하기를 희망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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