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남양유업 “과거 관행 뿌리뽑겠다”…소비자 신뢰 회복할까
올해 초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면서 60년 오너경영 체제를 끝낸 남양유업이 ‘준법·윤리 경영 강화’를 골자로 한 쇄신안을 내놨다. 대리점 상품 강매, 옛 오너 일가 마약 의혹 등으로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은 16일 “과거 경영 체제의 잘못된 관행을 단절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으로 주주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내부통제 강화, 윤리강령 제정 등이 포함된 쇄신안을 내놨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 유통기한 만료가 임박한 유제품을 억지로 떠넘기는 등 물량 밀어내기를 한 사실이 밝혀지며 ‘대기업 갑질’의 상징이 됐고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홍원식 전 회장 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과 육아휴직 여직원 부당대우 의혹, 홍 회장 지시에 따른 경쟁사 댓글 비방 등의 악재가 잇따랐다. 2021년에는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 기간에 남양유업 실적은 수직 하락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손실이 2020년 767억원,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지난해 724억원에 달하는 등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홍 전 회장 체제가 종식됐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은 남양유업은 이번 쇄신안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재무·회계 불법 이슈를 예방하기 위한 감사를 실시하고 회사 자금 관리 강화 및 자금 사고 예방을 위한 임직원 규칙 등을 만들어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최소화하고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준법통제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거래나 부적절한 행위를 탐지한다. 윤리경영 핫라인 제보 채널을 활성화하고, 부패방지 등의 내용을 담은 윤리강령도 제정한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준법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으로 검사 출신 이상욱 전무를 영입했다. 이달 중 준법·윤리 경영을 감독할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설치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킬 예정이다.
이상욱 남양유업 준법경영실장은 “임직원 준법의식과 청렴 감수성을 제고하고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해 고객에게 신뢰받고 지속 가능한 성장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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