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세르비아 제패했는데' 황인범은 더 큰 무대를 바라본다…시즌 4호 도움 폭발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황인범(27) 영향력이 상당하다.
즈베즈다는 16일(한국시간) 세르비아 판체보의 믈라도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추카리츠키와 2024-25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최근 3연승을 포함해 개막 이후 5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한 즈베즈다는 현재 4승 1무(승점 13점)로 세르비아 리그 선두 경쟁에 우위를 점했다.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과 신입생 설영우 '두 코리안리거'는 블라단 밀로예비치 감독 총애를 받으며 추카리츠키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황인범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즈베즈다 동료들과 초반부터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황인범은 이날 공격 포인트를 추가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17분 도움을 기록했다. 황인범의 전진 패스를 받은 피타 올라잉카가 페널티아크 왼쪽까지 드리블한 뒤 강한 슈팅을 날려 2-0을 만들었다.
이로써 황인범은 시즌 4호 도움을 기록하며 세르비아 리그에 데뷔한 지난 시즌 도움 기록(4개)과 벌써 동률을 이뤘다.
황인범이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한솥밥을 먹는 왼쪽 풀백 설영우도 교체 없이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6월 울산 HD를 떠나 즈베즈다에 입단한 설영우는 이날까지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전 입지를 확실히 굳힌 모습이다.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성장한 황인범은 센스 있는 플레이와 볼 간수 능력, 정확한 패스로 국내 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2019년부터는 해외 진출을 모색했고,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했다. 다음으로 2020년 러시아의 루빈 카잔 유니폼을 입으며 본격적으로 유럽 무대를 누볐다.
빠르게 루빈 카잔의 에이스로 거듭난 황인범이지만,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부득이하게 팀을 떠나야 했다. 결국 2022시즌 도중 잠시 FC서울에서 임대로 활약한 뒤, 2022-23시즌을 앞두고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에서도 빠르게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으며 총 40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이 시기에 한국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으며 벤투 감독의 황태자로 거듭났다. 이후 황인범은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중원을 지켰고, 한국은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후 황인범은 새롭게 입성한 세르비아라는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리그서 4골 4도움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다. 리그 22경기 가운데 18경기에 선발로 출격했고, 조별리그 6경기를 치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대부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함께 뛰는 동료들도 황인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7골을 터뜨린 공격수 밀로스 루코비치는 "황인범은 진정한 박스 투 박스"라고 칭찬했고 FC 보르도바치 미드필더 니콜라 두리치치는 "황인범이 움직임 한 번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황인범의 활약 덕에 공수에서 안정감을 찾은 즈베즈다는 리그에서 30승 3무 3패로 승점 93을 쌓아 고영준이 뛰는 FK 파르티잔(승점 77)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뿐 아니라 컵대회 결승에서도 보이보디나를 2-1로 꺾고 우승을 달성, 2관왕을 이뤘다.
팀 성적뿐만 아니라 개인 성적까지 완벽했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는 "황인범이 2023-2024시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각 구단 감독·주장의 선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적 첫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세르비아 리그를 제패한 황인범은 빅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빅 클럽 대부분이 황인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텔레그라프는 프랑스 리그의 AS 모나코, OGC 니스가 황인범 영입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맥스벳스포츠’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가 황인범의 경기를 관찰했으며 영입을 위해 800만 유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외 현지 매체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와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도 황인범 영입을 검토하는 팀으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라이벌 파르티잔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에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트들이 황인범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 바 있다.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는 "소식통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구단들이 황인범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라며 "황인범의 경력이면 세르비아 리그보다 더 강한 곳에서 뛸 수 있다. 즈베즈다도 거액의 제안이 오면 경영진이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여름 550만 유로의 이적료로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즈베즈다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목받았다"라며 "몸싸움도 가능하고 정확한 패스로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만든다"라고 분석했다.
세르비아 매체 '디렉트노'도 "황인범을 영입하고 싶은 팀은 이적료 700만 유로를 지불하면 된다. 황인범은 지난해 여름 즈베즈다에 합류했을 때, 이적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방출 조항 신사협정을 맺었다"라고 밝혔다.
주가를 높인 황인범이 더 큰 무대를 노리고 있다. 즈베즈다 역시 황인범의 이적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즈베즈다는 황인범에 대한 거액의 제안을 받게 된다면 그의 이적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도 빅 리그에 대한 갈증이 있다. 그는 지난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6차전 중국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더 높은 레벨에서 경쟁해 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축구 선수가 되자'라는 꿈을 갖기 시작한 이후부터 프로 선수가 돼서 지금까지 이적들을 하면서 더 나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 선택들을 했었고, '더 높은 레벨에서 경쟁을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너무 컸다. 늘 팀들을 많이 움직이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역시도 마찬가지다. 선수로서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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