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의 30-30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었다…“데뷔 첫해, 두번째 시즌, 의미 있었던 시간들”
KIA 김도영(21)은 올시즌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BO리그 데뷔 3년차에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11경기에서 타율 0.347 30홈런 34도루 84타점 109 득점 등을 올리고 있다.
타율 리그 3위, 홈런 2위, 도루 5위, 득점 1위, 안타 3위(149안타), 출루율 4위(0.419), 장타율 1위(0.640), OPS 1위(1.059) 등 각종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기록도 많이 썼다. 김도영은 4월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고 전반기에는 20-20을 달성했다. 역대 5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7월에는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대로 쳐 내며 역대 최초로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까지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15일에는 고대하던 기록을 세웠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3-1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초구 148㎞짜리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큼지막한 2점 홈런이었다.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111경기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종전 박재홍의 22세 11개월 27일 최연소 기록과 NC에서 뛰었던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종전 최소경기 기록인 112경기를 동시에 갈아 치웠다. 타이거즈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세 번째 30-30 기록이다.
사령탑은 종종 김도영이 데뷔 첫 해와 두번째 보낸 시간들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곤 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에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고 시련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신인 때부터 문제 없이 바로 올라왔으면 올시즌 이 정도의 성적은 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로에서 어떻게 하면 성적을 낼 수 있고 몸 관리를 해야하는 지에 대해 알아서 올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고생한 부분들이 지금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30-30을 달성한 뒤 김도영도 그간의 시간들을 돌이켜봤다. 그는 “첫 해도 두번째도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배운게 많았다. 정말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길을 밟아서 지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많은 사랑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도영은 “첫 해은 더그아웃에서 보면서 흐름을 많이 느꼈다”며 “두번째 해는 타격폼이나 타석에서 어떤 플랜을 가지고 임해야하는지 등을 배웠다”고 했다.
이런 시간들이 김도영의 마음에 불안감을 지웠다. 그는 “올해 준비해보니까 준비도 더 수월했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쌓여서 불안감, 불편함 없이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덕분에 김도영은 상대팀에서 이른바 원투 펀치라고 불리는 외국인 투수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존재가 됐다.
김도영은 “에이스급 선수들에게 투수 입장에서는 어려운 이미지를 심었다고 생각하니까 만족스럽다”고 했다.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김도영은 “정말 행복하고 말도 안 되는 진짜 사랑을 받고 있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서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게 느낀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잘 하려는 것도 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고 있다. 올해만큼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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