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 시대 음식점의 미래는 … 푸드테크와 스마트 기술 [똑똑한 장사]

2024. 8. 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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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5]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투자비를 줄이려고 한다. 그런데 남들이 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소상공인이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머슬장어를 운영하는 김미화씨(44)가 주인공이다. 머슬장어는 2022년 7월에 오픈했다. 짧은 기간만에 지역에서 장어맛집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머슬장어를 운영하는 서승민·김미화씨 부부. <부자비즈>
머슬장어에 들어서면 와인바처럼 멋들어진 인테리어 외관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김씨는 무엇보다 주방 시스템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야채 생강 마늘 써는 기계부터 식기세척기, 불판세척기, 초음파세척기 등을 설치해 주방자동화를 단행했다. 홀 테이블마다 인덕션도 설치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머슬장어의 한상차림 메뉴. <부자비즈>
지난해에는 주방 뿐만 아니라 홀도 스마트화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을 통해 서빙 로봇과 테이블오더도 도입했다. 주방자동화와 홀의 스마트화 효과는 컸다. 매출액이 연 7억원대인데 김미화 사장 부부와 정직원 1명, 아르바이트생들만으로 효과적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생겨 부부 두 사람만 매장에 근무한 적도 있는데 문제없이 영업을 했을 정도다.
근무 환경 개선으로 직원들의 갈등을 줄이다
김미화씨가 주방 자동화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스마트기술 도입에 적극 참여한 이유가 있다. 첫 식당 운영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교육 사업을 하던 김미화씨의 첫 식당 창업 아이템은 미역국 전문점이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었다. 조리가 쉬울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1인분씩 끓여내야 하는 주방 환경이 무척 힘들었다. 뜨거운 뚝배기를 들고 날라야 하다보니 홀 직원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였다.
머슬장어가 자동식기세척기를 활용하는 모습. <부자비즈>
근무 환경이 힘드니 주방과 홀 직원 간에 다툼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물통을 누가 씻어야 하는가를 두고 싸움이 나기도 했다. 열악한 근무 환경이 직원간 갈등을 부채질한 것이었다. 이직도 잦은데 툭하면 발생하는 직원간의 싸움에 진저리가 나서 매출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사업을 접어버렸다.

김씨가 머슬장어를 운영한 이후에는 직원간에 갈등이 사라졌다. 주방과 홀의 근무환경이 쾌적해지니 싸우고 갈등할 일이 없다. 단순 노동에서 해방돼 절약한 시간은 맛 관리에 투자한다. 번거롭지만 최상급 생물 장어를 매장 수족관에 받아 김씨의 남편이 매장에서 직접 손질하고 개별 포장해서 숙성까지 시킨다. 머슬장어는 다른 첨가물 없이 소금만 뿌려서 조리하는데도 맛있다고 소문났는데 비결은 맛관리에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소금도 7년간 간수 뺀 것을 사용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머슬장어 테이블에 불판과 테이블오더기, 인덕션이 함께 설치된 모습. <부자비즈>
매장에 모두 18대의 테이블오더를 설치했다. 테이블오더기 도입후 주류와 사이드 메뉴 매출은 20%, 전체 매출은 10% 가량 상승했다. 김씨는 주문결제가 편해진 게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주방 자동화에 투자를 많이 해서 서빙로봇과 테이블오더기 도입은 부담스러웠는데 국비 지원을 받게 돼 자부담비 700만원 정도로 홀을 스마트화시킬 수 있었다.
모든 조리를 자동화한 스텔라피자
머슬장어의 사례는 요즘 식당의 미래다. 특히 로봇화와 주문 결제 스마트화는 식당 푸드테크의 핵심 중 하나다. 코로나 이후 서서히 확산되던 로봇 도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KT에 따르면 최근들어 서빙로봇를 10대 심지어 20대까지 들이는 멀티 사용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한화푸드테크가 미국의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해 푸드테크 산업 선도화를 선언했다. 미국의 스텔라피자는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스텔라피자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스텔라피자는 48시간 동안 숙성한 피자 반죽을 로봇이 조리한다. 국내에서도 고피자가 로봇을 활용한 피자 조리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피자 전 공정을 완전 자동화한 브랜드는 스텔라피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푸드테크는 스텔라피자 인수를 통해 식품 산업 첨단화를 목표로 푸드테크 기술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한화 로보틱스와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해서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시장에도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주방 효율화가 푸드테크의 핵심
식당이나 카페에 주문.결제 시스템이 자동화 되면서 음식점 서비스의 개념도 많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식당의 중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주방에 있다. 주방을 얼마나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는 푸드테크의 중요한 과제중 하나이다. 오랫동안 식당에서 일한 사람치고 몸이 성한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식점 주방 일은 고되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주방 작업이 외식업 종사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김밥집의 경우 김밥 한두 줄 싸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밥을 펴고 김을 마는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손가락과 손목 인대에 무리가 간다. 커피 바리스타 역시 힘을 주어 템핑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인대를 다치곤 한다. 치킨 매장의 경우 주방에서 맛있는 치킨을 튀겨내기 위해서는 조리자가 뜨거운 기름 위에서 계속 작업을 하면서 기름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흡입해야 하므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음식점에 다량으로 쌓이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비용도 많이 들고 종자사는 물론이고 여름철에는 길거리 악취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다.

얌샘김밥의 자동화김밥기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이 모든 단순 반복 작업과 건강 위해 요소를 자동화 기기와 로봇을 활용해서 개선할 수 있다. 김위에 밥을 펴주는 기계가 이미 나와 있지만 1000만원대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 때문에 도입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광주에서 김밥 맛집으로 유명한 ‘다르다김밥’은 종사자들의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오래전부터 김밥펴는 기기를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얌샘김밥’도 김밥펴는 기계는 물론이고 센서를 활용해서 자동으로 조리해주는 자동화 조리쿠커까지 도입했다. 쿠커에 레시피를 입력해두고 재료만 넣으면 쿠커에 연결된 호스로 물도 자동으로 분사하고 조리 시간에 맞춰서 볶거나 굽는 조리 활동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음식물 처리기로 악취를 없애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장군갈비’는 유명한 맛집이라 음식물 쓰레기 양도 만만치 않았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여름철이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소용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한 뒤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고 지금은 환경운동까지 할 정도가 됐다.

미생물 발효방식의 바이오 기술을 통해 음식물 처리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기만 하면 밤사이에 감쪽같이 음식물이 사라진다. 바이오 음식물 처리기가 음식물 쓰레기를 관리하고 버리는 일을 없애주자 직원들이 이를 우렁각시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장군갈비에서 활용하는 스마트 음식물 처리기. <부자비즈>
돈까스 맛집으로 유명한 ‘대짱 돈까스’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매장의 근무자들은 음식물 처리기를 신주단지 모시듯이 관리한다.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봉지에 넣고 버리는 일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어떤 직원들은 신기해하며 음식물 처리기 안에 머리를 들이밀고 관찰할 정도다. 음식물 처리기 가격은 음식물 처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저렴하지 않다. 렌털이 아니면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 2024년부터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업소용 바이오 음식물 처리기도 기술 공급 기업으로 등록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푸트테크 진화로 변모하는 식당들
치킨로봇을 도입하면 뜨거운 기름에서 닭을 튀기는 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다. 서빙로봇을 비롯해 튀김로봇, 꼬치자동화구이로봇 도입도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줄 수 있다. 도입비가 부담스럽다면 렌털을 이용하거나 국비로 도입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푸드테크의 주방 자동화 기기들은 음식 준비 과정을 단순하고 간소화하는 다양한 혁신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자동쿠커는 레시피를 입력하면 센서로 다양한 조리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주방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고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여주는 기계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쭈꾸미나 낙지를 세척해주는 기계나 양념 배합기를 활용하면 주방의 단조로운 작업을 크게 줄이고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푸드테크는 로봇 기술과 자동화 도입을 통해서 주방의 단조로운 작업을 없애고 작업량을 줄이는 걸 도와준다. 식당 근무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절단, 분류, 조리, 포장, 음식 서빙 등의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꽃마름에 도입된 스마트팜. <부자비즈>
최근에는 식당에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매장 내부에 스마트팜을 설치해 기후 영향 없이 매장에서 직접 재배한 상추와 야채로 조리를 하는 것이다. 병충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장마철이나 폭염 시기에 급등하는 야채 가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 스마트팜을 설치하면 실내에서 재배하는 모습 자체가 인테리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음식점 안에 스마트팜을 설치해서 야채를 직접 재배해서 식재료로 사용하는 농장형 스마트팜 식당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샤브샤브 전문점에는 야채를 많이 사용한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샤브샤브 전문점 ‘꽃마름’은 스마트팜을 설치해 야채를 매장에서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야채를 많이 사용하는 샐러드 카페에 스마트팜이 설치된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식품 입고부터 보관, 조리까지 전과정에 푸드테크가 접목된다. 온도 및 습도센서, IoT, RFID 추적 등을 통해서 식품의 원산지를 추적하고 부패를 방지하며 가장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식재료 로스율을 줄일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식재료 관리를 통해서 유통기한은 늘리고 낭비는 줄이고 식품의 신선도와 안전성은 최적화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변화시키는 미래의 식당
특히 AI는 앞으로 외식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I기술을 통해 고객의 주문 이력과 성향을 분석해서 개인화된 음식을 제공할 수도 있고 메뉴 선택과 주문도 훨씬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과거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재고 관리와 발주를 과학적으로 진행해 재고 부족과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많은 음식점들이 힘들어 하는 인력 관리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다. 계절 요일에 따른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무 시간을 최적화 하고 직원들의 근무 스케줄링을 인공지능이 짤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마케팅에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이 기대된다. 플랫폼마다 흩어져 있는 리뷰를 AI 기술을 활용해서 분석하고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 메뉴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하는 솔루션이 활용되고 있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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