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도 위험"…고양이 안전사고, 조심해야 할 것들[고려앤벳]

이기쁨 수의사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2024. 8. 1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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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센터 증례 소개

[편집자주] 동물병원에는 질병 치료가 필요한 수많은 환견, 환묘들이 내원합니다. '뉴스1'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의사(벳)들이 들려주는 반려동물의 질병 정보를 연재합니다. 가족처럼 지내는 애견, 애묘가 더욱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드럼세탁기 위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이기쁨 수의사 = 아기 고양이를 새 가족으로 맞이하는 것은 고양이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설레고 흥미진진한 일이다.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돌보기 위해 동물병원 수의사의 조언과 다른 반려묘 보호자들의 경험을 듣는다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노련해질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설 수 있다. 실내 환경에서 고양이들이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위험요소들에 대해 보호자들이 잘 몰라서 사고가 난 뒤 병원을 찾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다 자란 고양이들은 생활하면서 겪은 경험으로 어떤 것이 위험하고 불편한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한창 성장기의 사춘기 고양이들은 재미있어 보이고 새롭고 달라 보이는 것은 어디든 점프하고 뛰고, 무엇이든 타고 올라간다. 심지어 벽과 베란다 방충망도 올라타는 거미 고양이도 있다.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에게 뜻밖의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리 집안의 환경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문이 열려 있는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조심해야 한다.

건조가 막 끝나 포근하고 따듯한 건조기 안은 고양이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마치 숨숨집 같다. 또는 세탁을 하기 위해 빨랫감을 미리 넣어두고 문을 열어둔 세탁기의 드럼통은 마치 고양이에게 들어와서 낮잠을 자도 되는 곳과 같은 열린 침대공간이 된다.

비극적이게도 사라진 고양이를 한참 찾다가 건조완료를 알리는 알람을 듣고 건조기의 문을 열고서야 고양이를 발견해 응급실로 달려오는 보호자들이 1년에 1~2명 정도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작동하기 전에 혹시 고양이가 내부에 들어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양이가 세탁실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바닥에서 접근이 가능한 대형냉장고의 경우 아기 고양이가 들어갈 수도 있으니 늘 확인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들과 꽃도 주의해야 한다. 릴리, 아이비 등 고양이가 먹어서 문제될 수 있는 독성 식물들이 있으니 확인하고 키우도록 한다. 독성이 없는 식물도 다량섭취를 하면 장폐색이나 위장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

청소용 세제, 탈취제 등은 고양이의 발바닥에 묻을 수 있다. 고양이가 그루밍(털 고르기)을 하면서 세제를 섭취할 수 있으니 세제는 고양이가 접촉할 수 없는 곳에 보관하고 바닥에 묻거나 쏟았을 때는 바로 닦아야 한다.

뜨거운 다리미와 다림질판은 호기심 가득한 고양이에게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접근을 못하는 곳에 두고 바로 치우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 충전 케이블은 고양이에게 씹고 싶고, 낚싯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싶은 유혹을 일으킨다. 전깃줄을 씹고 입술과 혀에 화상을 입은 고양이를 가끔 만나게 된다. 절대 씹거나 가지고 놀지 못하게 잘 치우고 안전커버를 씌워 놓아야 한다.

헤어밴드와 실은 고양이들이 장난감으로 생각한다. 혀에 닿아 핥고 씹는 순간 삼키게 된다. 그리고 한번 삼킨 고양이들은 또 삼켜서 병원에 온다. 내시경으로 가장 많이 꺼내게 되는 이물이 실과 헤어밴드다. 따로 잘 보관해서 고양이가 갖고 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복층 구조의 2층 계단과 발코니 난간도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나비처럼 날아서 사뿐하게 착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낙상으로 골절과 기흉 등이 발생해 응급실로 오는 고양이가 의외로 많다. 발코니 창밖을 내다보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져서 5층 아래 정원에서 발견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한다.

고무 또는 우레탄 재질의 발매트와 슬리퍼도 조심해야 할 물건 중 하나다. 고양이들이 씹다가 삼켜서 장폐색으로 병원을 찾아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가 이것저것 잘 씹는다면 슬리퍼는 신발장에 보관하고, 씹어서 조각을 내어 삼킬만한 것들은 치우는 것이 상책이다.

안전은 늘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귀엽고 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아프지 않게,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해피펫]

이기쁨 수의사(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글=24시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기쁨 고양이센터장·정리=최서윤 기자

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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