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포면옥 김랜돌 사장 “전통을 이어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음식할 것”
“미국에서 교수를 하려고 관련 과정을 밟고 있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들어가기 전 시간이 좀 남아서 한국에 들어왔죠. 잠시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하면서 만포면옥에서 바쁠 때 부모님을 도와드렸어요. 그런데 가게 일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렇게 일을 도와드리다가 결국 대학원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만포면옥을 맡게 됐죠.”
그런 동치미 고기국을 국물로하는 냉면집이 있다. 바로 경기 양주(본점)와 서울 은평, 부천 현대백화점,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에서 운영 중인 ‘만포면옥’. 1972년 이북 출신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처음 시작한 이후 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현재 아들 김랜돌까지 3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만포면옥은 평양냉면을 제공한다. 평양냉면은 슴슴한 맛에 육향이 강해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다. 이러한 슴슴한 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메밀면을 사용하는 공통점은 있지만, 가게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만포면옥은 조금 색다른 맛을 낸다. 바로 ‘동치미’가 포함된 것. 그렇기 때문에 ‘슴슴한 맛이 평양냉면의 전통’이라고 주장하는 마니아들로부터 “평양냉면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만포면옥의 가장 큰 자랑은 ‘전통’입니다.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북 출신으로 원래 영화 관련 사업을 하셨습니다. 사업 실패로 할머니께서 8남매를 먹여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시고 자그마한 식당을 하셨습니다. 이후 50여년간 할머니의 손맛이 이어 내려왔고 바로 지금의 만포면옥이 됐습니다.”
평양냉면이지만 기존 평양냉면 맛과 다른 만포면옥처럼, 김씨의 이력도 독특하다. 미국 국적자로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 그런 사람인 북한 음식인 평양냉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냉면집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말한 김씨는 “재미교포가 이북식 냉면을 판다는 것 자체가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가게를 물려받기로 결심한 이후 쉬운 길만 있던 건 아니다. 우선 본인 스스로 ‘우리는 왜 다른 유명한 평양냉면 집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철학과 노력으로 만포면옥은 평양냉면을 대표하는 식당 중 하나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계속되는 지금 냉면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연일 만포면옥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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