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통일 독트린’ 다음날 ‘침묵’으로 일관하는 북한

김정은·푸틴‘광복절 축전’교환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이 발표된 다음 날인 16일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조국해방의 날’(광복절)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전을 교환했다는 소식과 항일 빨치산이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참배했다는 소식 등만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이날 윤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침묵했다. 대신, 중앙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조선(북한)의 해방을 위하여 어깨 겯고 싸운 붉은 군대의 전사들과 조선의 애국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며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의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호혜적인 협조 확대를 계속 추동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피어린 투쟁 속에서 맺어지고 두터워진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의 우의와 정은 오늘날 전통적인 조로(북러) 친선 협조 관계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불패의 전우 관계로 승화 발전시키고 두 나라의 강국 건설과 다극화된 새 세계 창설을 추동하는 강위력한 원동력으로 되고 있다”는 내용의 답전을 보냈다. 또 중앙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이 조국해방의 날을 맞아 항일 빨치산과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도 찾아 헌화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대응방안을 차후 정리해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윤 대통령이 대북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을 때도 나흘 뒤에야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해 8월 15일 윤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려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비난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