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사망' 첫 재판…중대장‧부중대장 '학대치사 혐의 부인'

이종재 기자 2024. 8. 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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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기고 군기 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해당 부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16일 열린 첫 재판에서 가혹행위 혐의는 인정했지만, 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남 씨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 가혹행위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중대장이 군기 훈련을 진행하면서 부중대장은 집행 권한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중대장의 군기 훈련에 대해 사전 공모한 사실도 없고, 이에 따라 중대장이 진행한 군기 훈련으로 인한 피해자 사망에 대한 결과 책임을 부중대장에게 귀속시킬 수 없는 점 등에서 학대치사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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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지난 6월 21일 강원도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4.6.21/뉴스1 ⓒ News1 이종재 기자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지난 5월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기고 군기 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해당 부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16일 열린 첫 재판에서 가혹행위 혐의는 인정했지만, 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이날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 모(27·대위) 씨와 부중대장 남 모(25·중위) 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강 씨 측 변호인은 직무권한을 남용해 가혹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해 과실과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학대치사 혐의 등 일부 범행에 대해선 부인했다.

부중대장 남 씨 측도 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남 씨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 가혹행위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중대장이 군기 훈련을 진행하면서 부중대장은 집행 권한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중대장의 군기 훈련에 대해 사전 공모한 사실도 없고, 이에 따라 중대장이 진행한 군기 훈련으로 인한 피해자 사망에 대한 결과 책임을 부중대장에게 귀속시킬 수 없는 점 등에서 학대치사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 씨 측 변호인이 일부 훈련병에 대한 군기 훈련은 인정, 일부 훈련병에는 부인한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히자, 재판부는 “같이 훈련을 받았는데 학대의 범위를 다르게 부여하는 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을 좀 더 검토해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법정에서 진술권을 얻은 훈련병 유족 법률대리인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공통으로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재판에 참석한 박 모 훈련병의 유가족과 변호인,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은 ‘엄한 처벌을 구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16일 춘천지법에서 피해자 박모 훈련병의 변호인과 군인권센터 관계자가 중대장·부중대장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4.8.16/뉴스1 이종재기자

이들은 지난 5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고(故) 박 모 훈련병 등 6명에게 완전군장 상태의 보행, 뜀걸음, 선착순 1바퀴, 팔굽혀펴기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방식의 군기 훈련을 명령, 집행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학대·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군기 훈련을 받다 쓰려진 박 훈련병의 경우 위급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신속한 응급처치를 지체한 중대장‧부중대장의 과실로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훈련병이 사망에 이른 경위·경과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며, 그 결과 '기상 조건, 훈련방식, 진행 경과, 피해자의 신체 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앞서 중대장·부중대장을 송치했을 당시의 업무상 과실치사죄(금고 5년 이하)가 아닌 학대치사죄(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를 이들에게 적용해 기소했다.

이 사건 두 번째 재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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