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제정신인가?" 기미가요·뒤집힌 태극기 내보낸 KBS[종합]

▲ 출처|KBS1 '뉴스9'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국영방송 KBS가 광복절인 15일 잇단 실수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공식 사과가 이어졌지만 분노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KBS는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0시를 기해 KBS1 'KBS 중계석'에 오페라 '나비부인'을 내보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나비부인'은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루는데,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등장하는가 하면 여주인공은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는다.

이날 방송분은 지난 6월29일 예술의 전당 공연분 녹화분으로, 기미가요며 기모노도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되찾고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날인 광복절에 방송되기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KBS는 이에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과 관련해 시청자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구였다. 이어 "당초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16일 0시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취소됐다.

▲ KBS 오페라 \'나비부인\', KBS가 송출한 태극기. 출처| SNS,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KBS의 광복절 '이상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미가요에 놀란 시청자들의 분노가 채 사그라들기도 전 이날 오전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직전 일기예보를 내보내며 좌우가 뒤바뀐 태극기 이미지를 내보낸 것. 역시 비난이 쏟아졌다.

KBS는 또다시 공식입장을 내고 태극기 이미지 표출에 실수가 있었다며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S는 "문제를 확인한 즉시 태극기 이미지를 수정했으며, 뉴스홈페이지에서도 수정한 동영상을 다시 제공해 드리고 있다"라며 "이번 실수와 관련해 KBS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광복절에 앞서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논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무리수 방영해 입길에 올랐던 터다. KBS 내부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와 업적을 주로 조명한 영화 '기적의 시작'을 15일 오후 11시 10분 1TV '독립영화관' 광복절 특집으로 편성했다.

'독립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밤 독립영화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광복절을 맞아 정규 방송 전날인 목요일에 이를 추가 편성했는데, 정작 '기적의 시작'은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 등을 이유로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독립영화 불인정 판단을 받았다.

한편 KBS는 광복절에 발생한 불미스런 논란에 대해 이날 메인뉴스 '뉴스9'를 통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뉴스9 방송 말미 박장범 박지원 앵커는 "KBS는 제79주년 광복절에 적절하지 못한 방송 편성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KBS가 오늘 새벽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에는 미국 국가와 함께 일본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만큼 사전에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또한 오늘 오전 KBS 뉴스 날씨 코너에서 배경화면 일부에 태극기의 좌우가 뒤바뀌어 방송되는 실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S는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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