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속 ‘뺑뺑이’ 환자 17.2% 늘었다

허지윤 기자 2024. 8.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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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의료 공백이 커진 가운데, 환자가 대형 병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회송된 사례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전공의 이탈이 발생하며 이 병원, 저 병원 '뺑뺑이'를 도는 환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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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1만330건 최다
부산대병원은 2.6배 늘어
8월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의료 공백이 커진 가운데, 환자가 대형 병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회송된 사례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소위 ‘뺑뺑이 환자’가 많았다는 얘기인데, 의정 갈등이 환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는 ‘상급종합병원별 회송 현황’에 따르면 대부분 의사 집단행동 기간인 2월부터 5월까지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회송된 사례는 모두 28만995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24만7465건보다 17.2%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갔다가 종합병원, 요양병원,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옮긴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은 2월 19~20일 시작됐다. 집계 기간 중 일부는 의료 공백 사태 이전이다. 의료 공백 기간만 따져보면 회송 환자 증가는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됐다.

회송 건수가 가장 많았던 병원은 고려대 의대 부속 구로병원으로 1만330건의 회송이 있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937건의 3.3배 수준이다. 부산대병원도 작년 동기 대비 2.6배 늘어 5661건이다.

‘뺑뺑이’ 과정에서 환자가 숨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7월 전북 익산에서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 20여분 만에 병원에서 사망했다. 경남 김해에서는 콘크리트 기둥에 깔린 60대 화물기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병원 10곳을 돌며 1시간 가량 치료가 지연됐다가 숨졌다.

복지부의 의사집단행동 환자 의료이용 피해신고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849건이었다. 신고 사유 중에서는 수술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490건으로 제일 많았다. 뒤이어 진료차질 191건, 진료거절 128건. 입원지연 40건 등이다.

진선미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전공의 이탈이 발생하며 이 병원, 저 병원 ‘뺑뺑이’를 도는 환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상급종합병원 업무공백의 피해가 환자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 공백을 메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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