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넉 달째 ‘경기 회복’이라지만… 불확실한 내수 회복 진단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 발간
“견조한 수출·제조 호조세에 경기 회복 지속”
내수엔 ‘완만한’ 회복 ‘조짐’… 불확실한 표현
“‘실질임금·설비투자’ 下 내수·경기 개선될 것”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경기 회복이 이어진다는 진단을 넉 달째 동일하게 내놓고 있지만, ‘내수 회복’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지난달 15일 서울시내 한 상점가 폐업상가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경기에 대한 개괄적인 판단은 이전과 동일했다. 정부는 5·6·7·8월 4개월 연속 ‘경기 회복 흐름’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내수 회복에 대해서는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그 속도 역시 ‘완만하다’고 언급하며 자신 없는 표현을 이어갔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조정된 것을 반영해 ‘완만한’, ‘조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했다. 올해 2분기 GDP는 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지표 부진 탓에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한 바 있다.

최근 주요 내수 지표를 보면 6월 소매 판매와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선 늘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3.6%, 2.7% 감소세다. 건설투자는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월비(-0.3%), 전년 동월비(-4.6%) 모두 줄었다. 다만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비(0.2%)·전년 동월비(0.5%)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소비자 심리지수 개선, 방한 관광객 증가, 건설 수주 증가 등을 향후 내수 지표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백화점·할인점 매출액 감소, 국내 기계 수주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물가에 대해선 “전반적인 안정 흐름이 이어진다”고 언급하며 이전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상승 폭(2.6%)이 전달(2.4%)보다 확대됐다. 다만 근원물가가 2.2%로 전달과 동일한 점 등을 들어, 다음 달에는 이런 흐름이 다시 안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와 경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과장은 “고물가·고금리 제약 요인이 완화되면서 실질 임금이 올라갈 것이고, 대형 항공사의 항공기 도입 계획 등 상반기 지지부진했던 설비투자가 하반기 이연돼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