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한번 잡아보려고 욕심 냈는데” KIA 177승 대투수도 사람이다…어찌 송진우가 신경 쓰이지 않으리오[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삼진 한번 잡아보려고 욕심 냈는데…”
KIA 타이거즈 양현종(36)은 그저 싱글벙글이었다. 올해 유독 김도영(21)이 자신의 등판 경기서 대기록을 자주 세운다.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도 마찬가지였다. 김도영은 타석에서 30-30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9승(3패)을 따냈다.
김도영의 최연소, 최소경기 30-30 도전에 워낙 포커스가 맞춰졌을 뿐, 사실 양현종도 이날 대기록을 앞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송진우의 통산 최다 탈삼진(2048개)에 6개 차로 다가선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이날 4개의 탈삼진을 추가, 개인통산 2046탈삼진을 마크했다.
김도영의 30-30도 대단하지만, 양현종의 통산 최다 탈삼진도 엄청난 대기록이다. 아니나 다를까 양현종은 이 기록을 의식, 삼진을 의도적으로 잡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 누구보다 KIA에 대한 로열티, 프라이드가 남다른 양현종이기에 더욱 눈에 띄는 대목.
그러나 그럴 만한 상황이었다. 양현종은 6회까지 4개의 탈삼진을 잡은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까지 85구만 던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KIA가 8-1로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 경기흐름이 이미 KIA로 완전히 넘어갔다. 양현종으로선 7회 정도에는 충분히 삼진 욕심을 낼 만했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7회에 삼진을 잡지 못하고 공 10개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이승원에게 2루타 한 방을 맞았지만, 이미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는 빠르게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양현종은 송진우의 대기록 경신을 다음경기(2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예상)로 넘겼다.
양현종은 “초반에 신경을 안 썼는데, 6회부터 좀 신경을 썼다. 이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7회에는 삼진을 한번 잡아보려고 했다. 점수가 좀 벌어져서 욕심을 냈는데 안 됐다. 어쨌든 기록을 떠나 시즌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제 양현종의 탈삼진은 2046개다. 21일 롯데전서 탈삼진 2개만 보태면 송진우와 동률이고, 탈삼진 3개를 기록하면 송진우를 넘어 통산 탈삼진 1위에 오른다. 시간문제인 셈이다. 양현종은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1~2개밖에 안 남아서 신경을 최대한 안 쓰려고 한다. 최소 투구로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가려고 했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16~18일 LG 트윈스와의 주말 원정 3연전으로 향한다. 1위 KIA와 2위 LG 모두 주중 3연전서 나란히 2승1패했다. 4경기 차로 주말 3연전 맞대결을 갖는다. KIA는 3패만 하지 않으면 된다. 2승1패만 하면 성공, 3승을 하면 1위 싸움을 사실상 끝낼 수 있다.
사실 16일 경기에 양현종이 나갈 수도 있었다. 반면 16일 선발로 예고된 김도현이 15일에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아직 최대승부처가 아니라고 보고, 순리를 택했다. 양현종도 이범호 감독과 같은 생각이다.
양현종은 “아직 승부처가 아니다. 우리도 LG도 이기려는 목표가 있다. 감독님 말대로 5~10경기 남을 때부터 승부처다. 현재로선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던지는 게 나은 것 같다. 한 게임, 한 게임 전부 중요하다. 하위권 팀을 만나도 여유 있게 경기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LG전에 맞춰서 등판하는 건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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