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 이렇게 신나다니"…여름밤 즐기는 전주소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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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을 밴드공연으로 풀어낼 수 있다니좀 더 일찍 와서 들어볼 걸 아쉽네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틀째인 15일 늦은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만난 정윤지(27)씨가 달뜬 목소리로 말했다.
정씨는 "글랜체크 공연을 보러 왔다가 해금 공연을 일부만 봤는데 국악이 이렇게나 신나는 음악인 줄 몰랐다"며 "몸을 흔들기도 하고, 박수도 치기도 하니까 신이 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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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해금을 밴드공연으로 풀어낼 수 있다니…좀 더 일찍 와서 들어볼 걸 아쉽네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틀째인 15일 늦은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만난 정윤지(27)씨가 달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서는 '소리썸머나잇' 공연이 한창이었다.
축제 시기를 가을에서 여름으로 옮기면서 관객들에게 시원한 여름밤을 선물하기 위해 꾸며진 프로그램인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연주된다.
이날에는 젊은 국악밴드 '국악 이상', 해금 연주가 강은일을 중심으로 여러 동서양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강은일 해금 플러스', 신스팝 사운드로 음악성을 인정받은 '글랜체크'의 공연이 마련됐다.
정씨는 "글랜체크 공연을 보러 왔다가 해금 공연을 일부만 봤는데 국악이 이렇게나 신나는 음악인 줄 몰랐다"며 "몸을 흔들기도 하고, 박수도 치기도 하니까 신이 난다"고 웃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소리썸머나잇의 목표답게 이날 관객석에는 어린아이들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들이 보였다.
강은일의 빠르고 담대한 활대질에 몸을 맡긴 해금은 드럼 등 다른 타악기와 박자를 맞췄고, 그 사이 베이스 기타와 가야금 등도 '둥둥둥, 두둥'하며 제소리를 냈다.
오후에 소낙비가 내린 탓에 야외공연장 곳곳에 빗물이 고여 있을 만큼 습한 날씨였지만, 관객들은 한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한 손으로는 무릎을 치면서 박자를 맞췄다.
전주에 사는 김철영(71)씨는 "가까이에서 하는 축제이다 보니 시간이 날 때마다 와서 끌리는 공연을 보고 간다"며 "요즘은 어떤 국악 공연이라도 신나고 재밌기 때문에 올 때마다 잘 즐기다가 간다"고 말했다.
손녀, 딸과 함께 왔다는 70대의 한 주민도 "밴드 음악들이 신나고, 야외공연장도 탁 트여 있어서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마지막 공연인 '글랜체크'와 '타이거디스코'가 등장하자 관객들의 함성은 더 커졌다.
글랜체크는 대표적인 국내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 등의 무대에 오르는 밴드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의 외형을 넓히기 위해 일렉트로닉 밴드도 초청했다.
객석에 앉아 손을 머리 위로 흔들며 공연을 즐기던 관객들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힘껏 소리를 질렀다.
밴드 글랜체크 역시 함성을 지르라며 손을 구르거나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글랜체크를 보러 서울에서 왔다는 이보영(31)씨는 미리 준비해온 슬로건까지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이씨는 "소리축제에 처음 왔는데, 아기자기한 부스도 많고 분위기가 좋다"며 "특히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음악들도 만날 수 있어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썸머나잇은 16일과 17일에도 오후 7시부터 관객들을 찾아간다.
16일에는 레게의 윈디시티와 뽕짝의 대부 이박사, 국악 싱어송라이터 삼산, 폴란드 팀 피오트르 다마시에비치 트리오의 공연이 준비돼있다.
17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와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의 재즈 선율을 느껴볼 수 있다.
또 암스테르담 출신 뮤지션 누산타라 비트와 젊은 국악 뮤지션을 발굴하는 '소리의탄생' 본선 팀들의 공연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관람료는 세 개의 공연을 합쳐서 1만원이며, 야외공연장 앞 간이매표소에서 예매할 수 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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