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주 8.7%만 "합병 찬성"…셀트리온·제약 합병 중단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양사 간 합병 추진이 중단됐다. 합병 시 주주실익 감소를 우려한 셀트리온 주주들이 대부분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일단은 합병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양사 합병 관련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검토 결과를 토대로 양사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현 시점에선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16일 밝혔다. 양사 특별위원회는 △합병 시너지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 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의견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설문조사에선 셀트리온 주주는 다수 반대, 셀트리온제약 주주 다수는 찬성 입장을 밝히며 엇갈렸다. 셀트리온 주주 대부분은 현재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돼 있어 합병 시 주주 실익이 낮아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19만4600원으로 같은 날 셀트리온제약(7만7100원) 대비 2.5배 이상 높다. 16일 오전 현재 기준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셀트리온(43조2306억원)이 셀트리온제약(3조2404억원)의 13배가 넘는다.
셀트리온 주주는 합병 여부 찬성 8.7%, 반대 36.2%, 기권 55.1%의 의견 비율을 보였다. 찬반 다수 의견에 대주주 지분을 합산한다는 원칙을 다수인 반대 의견에 적용하면 반대 비율은 최종 70.4%로 추산, 기권 의견을 합하면 96%의 주주들이 합병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병 반대 주주 58%는 '현재의 양사 합병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고, 21%는 '자회사로 합병 시 실익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 주주들은 합병을 추진 시 주요 선결조건으로 '합병 비율에 대한 재검토'를 꼽기도 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주주 설문에서는 합병 여부 찬성 67.7%, 반대 9.8%, 기권 22.6%로 집계됐다. 찬성한 주주들은 '합병 시 종합생명공학연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신약개발에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감을 찬성 사유로 꼽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을 비롯한 셀트리온홀딩스 등 대주주는 약속한 대로 중립 입장을 유지, 다수 주주 의견 비율에 보유 지분을 산입했다.
특별위원회는 주주 설문조사와는 별개로 회계법인을 통한 '외부평가' 및 글로벌 컨설팅사 자문을 거친 합병 시너지, 위험 분석, 자금분석 등 '내부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외부 평가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항체의약품 판매, CMO(위탁생산),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성과가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성장 계획이 구체화되고 시장에 전달 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재무적 위험에 대해선 셀트리온이 가진 포합주식이 소멸돼 미래성장자금 활용이 제한되고 합병 법인 재무지표도 소폭 악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포합주식은 합병 법인(존속법인)이 합병 전 보유하고 있던 피합병 법인(소멸법인) 주식을 말한다. 비재무적 위험 분석에서는 일부 내부거래 해소에 따른 리스크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한 반면, 합병 법인의 영업조직 흡수로 조직관리 위험은 일부 증가할 것이란 판단이 나왔다.
자금 검토와 관련해선 합병 진행 시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하 주매청)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시 수준을 크게 초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합병 시너지는 △양사 간 바이오-케미컬 기술 융합으로 인한 R&D(연구·개발) 강화 △PFS(Prefilled Syringe) 제조설비 내재화를 통한 공급 안정성 제고 △CMO 사업 확장 가능성 등 포트폴리오 강화 △비용 절감 △생산효율화 등이 언급됐다.
셀트리온 이사회 측은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다수 주주들의 반대 의견과 다양한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측은 "합병에 따른 다수의 중장기적 사업 시너지가 성장에 기여하며 사업적 리스크를 헷지(Hedge)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별위원회 판단이 있었다"면서도 "셀트리온 이사회 결정에 따라 현 시점의 합병 추진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빠른 시일 내 기업 가치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양사 이사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양사는 본업에 집중해 성장과 그룹내 시너지 창출에 더 몰두할 계획"이라며 "양사 주주의 이익이 수반되는 통합은 주주가 원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해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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