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받아서"…LG 육성선수 신화, 왜 생애 첫 100안타에도 작년 아픔부터 꺼냈나

김민경 기자 2024. 8. 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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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ㅣG 트윈스 신민재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신민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작년에 도루왕 못한 것보다 부상이 너무 열받아서. 그냥 끝까지 시즌을 다 뛸 수 있는 게 목표예요."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28)는 지난해 부임한 염경엽 감독을 만나 육성선수 신화를 썼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5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프로 유니폼을 처음 입었으나 1군에서 좀처럼 기회가 없었고, 2018년 겨울 2차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았다. 2019년 처음 1군에 데뷔해 대주자로 조금씩 1군의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전급 2루수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는 108경기에서 타율 0.305, 37타점, 29도루, 66득점을 기록하며 타선에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

신민재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세웠다. 2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7-3 대승에 기여했다. 신민재는 경기 전까지 시즌 96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날 안타 4개를 더해 생애 처음으로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기록한 78안타가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신민재는 100안타 고지를 밟은 것과 관련해 "일단 오늘(15일) 100개가 거의 다 됐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아까 쳤을 때는 몰랐다. 이닝 교대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왔는데 (박)해민이 형이 공을 챙겨줘서 그래서 알았다. 정말 기분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시즌이 안 끝났으니까 더 쳐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민재는 한화 좌완 선발투수 김기중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1회초 선취점의 물꼬를 튼 게 신민재였다. 신민재는 1사 후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고, 1사 1루 오스틴 딘 타석 때 김기중의 견제구를 1루수 채은성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빠뜨린 틈에 재빨리 3루까지 내달렸다. 흔들린 김기중은 오스틴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문보경까지 우익수 오른쪽 적시 2루타를 날려 2-0 리드를 안겼다.

2회초 김기중이 대거 6실점하며 무너질 때도 신민재가 앞장섰다. 2사 2, 3루에서 신민재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거리를 벌렸다. 중견수 장진혁이 2루가 아닌 무리한 홈 송구를 선택하자 신민재는 그 틈에 2루까지 내달려 다시 팀의 득점권 기회로 연결했다. LG는 이후 문보경의 우중간 적시타와 오지환의 우월 3점포에 힘입어 8-0으로 거리를 벌리면서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신민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초 김기중과 3번째 맞대결에서는 볼넷을 얻었고, 오스틴의 좌월 투런포에 힘입어 또 한번 득점에 기여했다. 10-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는 한승주에게 좌전 적시타를 뺏으면서 또 한번 5득점 빅이닝의 신호탄을 쐈다.

▲ LG 트윈스 신민재 ⓒ 대전, 김민경 기자

신민재는 김기중을 괴롭힌 활약과 관련해 "계속 직구를 치려고 들어갔는데, 어제(14일)부터 직구를 타석당 한 개를 던질까 말까 하더라. 안 그래도 오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길래 첫 타석에서는 슬라이더를 생각했는데, 커브가 그것보다는 느린 구종이니까 뜨는 게 보여서 그냥 쳐서 안타가 된 것 같다. 그리고 2타점을 기록했을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 2개가 남아 있었다. 커브는 김기중도 부담감이 있으니까 슬라이더를 생각했는데, 슬라이더가 약간 가운데로 와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민재는 6월부터 타율이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월 0.306로 올해 처음 월간 타율 3할을 넘겼고, 7월 0.385에 이어 8월에도 0.405를 기록하고 있다.

상승세의 비결로 신민재는 염 감독의 조언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이 내가 6월까지 조금 안 좋았는데, 그때부터 감독님께서 방향성을 이야기하셨고 또 연습하는 게 있는데, 그것을 계속 하다 보니까 지금 좋아진 것 같다. 조금 욕심 내면 살짝 빗맞고 그런 게 있어서 좌측만 보고 쳐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남은 시즌 목표를 물으니 신민재는 부상 이야기부터 꺼냈다. 지난해 두산 정수빈과 도루왕 경쟁을 펼치고 있었는데, 신민재는 37개를 기록한 가운데 시즌 막바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과 멀어졌다. 39개를 기록한 정수빈에 단 2개차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신민재는 그래서 지금은 도루도 자제하고 있다. 체력 문제보다는 부상을 막으면서 시즌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다. 그는 "시즌 끝까지 뛰는 게 더 중요해서 진짜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굳이 많이 안 뛰고 있다. 체력 관리는 아니고, 다 잘하려고 하다가 풀 시즌을 못 뛰면 소용이 없어서 완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도루왕을 못한 것보다 부상이 너무 열받아서 시즌 끝까지 다 뛸 수 있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 LG 트윈스 신민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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