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담이 한물 갔다고? 이렇게 빵빵 터뜨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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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범 = 아니, 야 아무것도 하지 마.
◇"이미 우리는 만담을 즐기고 있었다" = 곽범은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예로 들었다.
곽범은 "그게 만담"이라며 "리얼 버라이어티라든가 다른 이름으로 불렀을 뿐"이라고 했다.
곽범은 "개그콘서트는 한국 코미디의 역사이자 동시에, (코미디는) 콩트라고 생각하는 세대를 만들어낸 것 같다"면서 "만담을 포함해 스탠드업 등으로 코미디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것이 메타코미디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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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얘기로 웃음 주던 예능
‘무한도전’도 만담으로 봐야
관객들 예상못한 부분서 폭소
‘약속’ 대신 현장맞게 애드리브
스탠드업 등으로 장르 다양화
그게 ‘메타코미디클럽’ 정체성
“이창호 = 이 형, 정치풍자 코미디 대통령이네?
곽범 = 아니, 야 아무것도 하지 마.
이창호 = 같이 준비하고 하지 말라 하면, 정치풍자 독재정치 코미디 대통령이네!
곽범 = 여기 기자도 와 있어.
이창호 = 기자도 와 있는데 하지 말라고 하면, 정치풍자 독재정치 언론통제 코미디 대통령이네!”
웃음을 말 그대로 빵 터뜨린 100분이었다.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공공 극장에서의 첫 코미디 공연은 ‘만담’(漫談)으로 열렸다. 코미디언 곽범·이창호 콤비는 정장을 빼입고 무대에 섰다. “형이 저한테 맨날 ‘나 코미디 대통령이야’라고 하거든요.” 파트너 이창호의 말에 당황한 곽범은 당일 오전 이 공연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이 참석한 광복절 행사도 있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아랑곳 않고 더 강하게 놀리는 이창호, 말리는 곽범 호흡으로 지난 두 달 동안 준비했던 공연을 본 관객의 웃음은 쉴 새 없이 터졌다.
“개그콘서트를 보고 자란 세대에서 ‘개그=콩트’로 획일화가 됐던 걸까.”
공연에 앞서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 사옥 5층에서 코미디언 곽범·이창호를 만났다. 4년 전 개그콘서트 폐지(지난해 11월 재개)에 맞물려 독립해서 만든 유튜브 ‘빵송국’ 채널의 콤비로 활동해오던 터였다. 상황극 등 주로 ‘콩트’ 위주였던 개그콘서트 출신 두 코미디언의 현재 주특기는 만담. 무대 설비나 특별한 분장 없이 주고받는 말로 웃음을 만드는 콤비 코미디다. 고 장소팔·고춘자 콤비 이후 만담의 대가 끊겼다는 말도 있다. 다만 곽범·이창호가 그 대를 잇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었다.
◇“이미 우리는 만담을 즐기고 있었다” = 곽범은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예로 들었다. 구성원들이 일상사를 나누며 서로 말로 꼬집거나 호통치는 대화가 콩트에 못잖은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곽범은 “그게 만담”이라며 “리얼 버라이어티라든가 다른 이름으로 불렀을 뿐”이라고 했다. “만담이라는 단어가 멀어진 거지 만담 자체가 없어진 적은 없다”는 것. 잃어버린 만담의 이름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이 속한 메타코미디은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예술 공연장의 상징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한 최초 대중예술 코미디언이 됐다. 제목은 ‘코미디 어셈블 : 만담’. 곽범은 “개그콘서트는 한국 코미디의 역사이자 동시에, (코미디는) 콩트라고 생각하는 세대를 만들어낸 것 같다”면서 “만담을 포함해 스탠드업 등으로 코미디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것이 메타코미디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게 만담의 묘미” = 이창호는 “연습을 하다가 너무 많이 바뀌는 게 코미디에서 제일 힘들다”고 했다. 공연 당일 객석의 분위기, 무대에 서기 전 공연자의 심리와 환경 등 모든 요인이 무대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연기나 노래와 달리 만담 코미디는 연습한 그대로 한다는 접근법이 서지 않는다. 이창호는 “공연 전날 연습에서 가장 웃겼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확신 없이 무대에 선다”며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웃음소리가 크면 거기에 맞춰 또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창호는 ‘MANDAM’(만담) 로고를 새긴 모자를 쓰고 나왔다. 그는 “예전에는 ‘약속된 플레이’로 형(곽범)하고 만담을 했다면, 요즘은 ‘약속하지 않은 플레이’로 만담을 한다”고 했다. 각자 일정에 따라 지내는 동안 겪은 일을 주고받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파고드는 식이다. 재즈에서 악보 없이 즉흥 연주하는 ‘잼 세션’과 비슷하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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