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에 놀란 러시아, 체첸 특수부대·푸틴 심복까지 투입(종합)

박재하 기자 김예슬 기자 2024. 8. 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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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장서 일부 병력 빼오며 방어 태세
전황 보고 엇갈려…"밀어냈다" vs "추가 점령"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이 눈을 가린 러시아 군복 차림의 남성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 2024.08.13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김예슬 기자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러시아가 대통령의 경호원까지 동원하며 본토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습 공격에 허를 찔려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냈던 병력 일부를 재배치하는 것도 모자라 악명 높은 체첸군을 동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까지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계속 진군하며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가스관 시설이 있는 도시까지 점령하는 성과를 내는 등 푸틴 대통령에게 큰 굴욕을 안겨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전날 러시아군과 체첸 출신 군인 102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포로로 잡힌 체첸 군인들이 악명 높은 '아흐마트 여단' 소속이라고 밝혔다. 아흐마트 여단은 수년간의 전투로 단련돼 용맹하고 잔인하다고 평가받는 체첸공화국의 특수부대다.

특히 아흐마트 여단은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할 때마다 투입설이 이어졌던 부대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체첸공화국 수반 람잔 카디로프가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눈과 귀'로 불린 전직 경호원도 동원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심복이자 개인 경호원이었던 알렉세이 듀민 국무원 서기가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진격 대응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듀민 서기는 해당 지역에서의 작전을 감독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이를 직접 보고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주민이 파괴된 아파트의 잔해를 보고 있다. 2024.08.13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군은 이외에도 일부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쿠르스크로 보내고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일부 병력을 "재배치했다"라면서도 얼마나 많은 군인이 보내졌는지 등 세부 사항은 알지 못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군인들 일부를 쿠르스크로 보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NYT는 러시아군이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는 아직 병력을 빼지 않았다며 "전차 등 기갑부대의 이동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더 깊숙이 진격하며 전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현재까지 쿠르스크 내 35㎞까지 진격했다며 러시아 영토 1150㎢와 마을 82개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 도시인 수자(Sudzha)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통제 속에 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주 외곽 도시 수자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불과 10㎞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송유관이 지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 시르스키 사령관은 "쿠르스크에 법과 질서를 유지하게 통제 지역 주민들의 우선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수자에 군 지휘통제소를 열었다고 말했다.

12일 (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병사들이 무장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2024.08.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면 러시아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군대가 적을 완전히 파괴하고 크루페츠 정착촌을 탈환했다"라며 쿠르스크 국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쿠르스크에 투입된 아프티 알라우디노프 아흐마트 여단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수자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며 "적이 사방에서 진격하지만 매일 그들의 병력이 녹아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전격지인 동부전선에서는 여전히 고전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는 몇 주만의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포크로우스크 군 행정 책임자인 세르히 도브리아크는 이날 텔레그램에 "적군이 우리 지역에 거의 근접해 있다"라며 러시아군이 도시에서 10㎞가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접근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지난 6일 러시아 본토에 진입해 쿠르스크주 깊숙이 진입, 러시아군과 현재까지 전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으로 최소 12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는 관심 밖이라며 러시아가 평화에 동의할 경우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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