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비수마, 웃음가스 흡입으로 EPL 개막전 출전 정지 공식 징계 [오피셜]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8. 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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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가 정신 나간 행동으로 공분을 산 이브 비수마에게 개막전 출전 정지라는 공식 징계를 내렸다.

토트넘이 쉽지 않은 결단을 했다. 아무리 중요한 개막전이라지만 팀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걸 선택했다. 영국 복수의 언론들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비수마가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공식적으로 해당 사실을 밝혔다. 비수마는 내규 위반 등으로 벌금 등을 추가로 낸다. 2024-25시즌 원정 개막전을 앞뒀지만 웃음가스 풍선 흡입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비수마의 행동을 가볍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토트넘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앞서 비수마는 지난 11일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전을 마친 이후 웃음가스 풍선 안의 내용물을 흡입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시해 큰 논란을 빚었다. 웃음가스의 재료인 아산화질소는 항정신성 환각효과를 유발해 ‘파티 약물’로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내에서 몇 년 전부터 큰 유행이 됐다.

하지만 치료 등의 의료진에 의한 정량 사용이 아닌 오락 등 환각 유발 목적으로 아산화질소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뇌 장애, 우울증, 기억 상실, 실금, 환각 및 신경 손상 등을 초래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이런 오남용 등의 사회적인 부작용이 생기면서 현재는 명백하게 불법으로 분류 되고 있다. 나아가 영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아산화질소 소지의 경우 적발 시 최대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이날 비수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뮌헨과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서 전반 45분을 소화하고 후반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치렀다. 아무리 친선전이라지만 토트넘은 2-3으로 패하면서 한국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까지 뮌헨을 상대로 프리시즌에만 2연패를 당한 상황.

이브 비수마는 웃음가스를 흡입한 영상을 자신의 SNS에 직접 공개해 큰 물의를 빚었다. 사진=이브 비수마 SNS
프리시즌 경기 승패가 의미가 크지 않다지만 홈에서 치른 경기서 패배한 이후 주축 선수가 파티를 벌이고 범법행위를 저질렀고 음주 상태에서 SNS를 통해 자랑스럽게 해당 행위를 공개한 것이기에 현지 팬들과 언론도 발칵 뒤집혔다.

영국 언론 더 선 역시 “주급으로 5만 5000파운드(약 9660만 원)를 받는 슈퍼스타 비수마가 감독을 비롯한 토트넘의 수백만명의 팬들을 실망시킬만한 영상을 공개했다”면서 “그는 런던에서 열린 뮌헨과의 프리시즌 경기를 마신 이후 파티를 벌였다. 술을 잔뜩 마신 그는 리무진을 타고 풍선 속 아산화질소를 마시며 잔인하게 웃었다”며 비수마의 행동을 잔뜩 비꼬기도 했다.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비수마는 “해당 영상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 이 행동은 심각한 판단력 부족이었다. 나는 이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와 함께 건강과 관련한 위험 역시 알고 있다”면서 “축구선수이자 그리고 롤모델로서 나의 막중한 책임감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물의를 저지른 것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이후다. 출장 정지 징계가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내부적인 선수단 징계도 뒤따를 예정이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수령하는 비수마지만 벌금 등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기회를 잃고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게 비수마에겐 가장 치명적인 일이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4시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1부리그로 다시 복귀한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쉽지 않은 경기 비수마는 선발 출전 혹은 최소한 교체 멤버로 스쿼드에 포함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아예 레스터 원정에서 그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개막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수마는 레스터전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출장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면서 “비수마는 우선 우리 팀으로부터 신뢰 회복을 하는 것이 먼저”라며 단호한 결정을 밝혔다.

브라이튼 시절 비수마. 사진=ⓒAFPBBNews = News1
토트넘에게도 비수마 본인에게도 아쉬운 상황이다. 코트디아부아르에서 출생해 말리와 코트디부아르 이중 국적을 갖고 있는 비수마는 말리의 프로팀인 AS레알 바마코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후 2016년 프랑스 리그1 LOSC 릴로 이적하면서 유럽 축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릴에서의 활약상과 함께 말리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성장한 비수마는 2018년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로 이적하면서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보호하면서 정확한 태클 능력을 보유한 것이 가장 큰 장점. 또한 탁월한 신체조건과 피지컬을 바탕으로 좋은 경합을 펼칠 수 있고, 드리블 능력도 있어 공격 지역으로도 전진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이란 것도 비수마의 강점이다.

이런 장점들이 브라이튼에서 폭발하면서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자원 중 하나로 분류된 비수마는 2022년 7월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또 한 단계 커리어를 업그레이드 시킬 기회를 잡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하지만 스리백을 즐겨 쓴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체제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 받은 비수마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삐걱거리면서 부진했다. 결국 잦은 파울과 경고 누적 등으로 결장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벤치 교체 자원으로 밀렸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로 역할이 고정되자 비수마의 경기력이 다시 되살아났다.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게 되면서 본연의 장점이 부각됐고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은 비수마였다. 그러나 시즌 후반기 다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이른 시기 교체되거나 벤치에 앉는 경기도 종종 늘어났던 상황.

사진=ⓒAFPBBNews = News1
더군다나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측면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아치 그레이,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루카스 베리발 등이 보강된 상황이다. 물론 이들의 역할은 비수마와 겹치진 않는다. 하지만 감독이 상황에 따라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 올리버 스킵 등의 기존 자원을 더 수비적인 역할로 배치하고 이들을 활용하는 새로운 체제를 잡을 경우 자연스럽게 비수마의 역할은 다시 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수마의 이번 행동은 단순한 출장 정지 징계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확보해야 할 때. 특히 소속팀이 개막전을 앞둔 이 중요한 시기에 정신 나간 행동으로 스스로의 앞길을 막은 모양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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