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 CEO "엔비디아 AI 칩 따라잡기 힘들어…증시서 무얼 해야할지 알 것"

엔비디아 /로이터=뉴스1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미트가 대형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칩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센터에 점점 더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슈미트는 이번주 스탠포드대에 게시됐다 삭제된 동영상에서 "대기업들과 얘기를 나눈 결과 그들은 200억달러, 500억달러, 1000억달러의 투자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대형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3000억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용 AI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에 투입될 것이라며 "만약 3000억달러의 자금이 모두 엔비디아로 흘러 들어간다면 주식시장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는 다만 자신의 이 말이 "주식 추천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엔비디아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엔비디아가 AI 분야의 유일한 승자는 아니지만 엔비디아 외에 다른 확실한 대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AI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오픈소스 도구 중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의 쿠다(CUDA)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엔비디아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AMD가 엔비디아의 AI 칩에 대항하기 위해 MI300 칩을 개발했지만 쿠다 코드를 MI300 칩용으로 번역하는 AMD의 소프트웨어는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슈미트는 지금 엔비디아 칩과 데이터센터에 많이 투자할 수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 여력이 별로 없는 더 작은 경쟁업체들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그는 "현재 3개인 프론티어 (AI) 모델과 나머지 모델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6개월 전만 해도 이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작은 기업들에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슈미트가 최근 스탠포드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AI에 대해 강의한 내용이다. 이 동영상은 현재 삭제됐는데 슈미트는 월스트리트 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느슨한 업무 문화에 대해 잘못 발언한 부분이 있어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슈미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 CEO를 역임하고 2019년까지 구글 이사회에 남아 있었다. 2010년에 스타트업 이노베이션 엔데버스(Innovation Endeavors)를 설립했으며 여전히 240억달러에 달하는 알파벳(구글 모기업) 주식 1억47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