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사로잡은 통신사 앱은 스포츠…여성들은 이것 먼저 다운로드한다는데

‘불필요한 앱’ 인식 탈피 위해
쇼핑·육아·커뮤니티 강화
SKT, AI비서 ‘에이닷’ 역점
KT, Z세대 겨냥한 ‘Y박스’
LG유플, 반려동물 앱 차별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포섭할 주된 전략으로 쇼핑과 육아, 커뮤니티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형 애플리케이션(앱)에 힘을 주고 있다.

자사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에 대해선 맞춤형 할인 정보나 무료 콘텐츠 등을 제공해 강력한 ‘락인(잠금) 효과’를 거두는 한편, 통신사 제한이 없는 모바일 앱을 통해선 신규 이용자를 유인할 기회로 삼고 있다.

현재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각 통신사마다 자체 제작한 앱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원스토어(앱마켓)와 멤버십 서비스 앱 등은 필수앱으로 삭제가 불가능하지만 나머지 통신사 설치앱은 이용자 선택 사항으로 삭제도 가능하다.

15일 NHN데이터의 데이터 통합관리 솔루션 플랫폼 다이티가 통신 3사의 안드로이드폰 기본 설치 앱과 자체 제작 앱 70여개를 분석한 결과, 남성 비중이 가장 높은 앱은 LG유플러스의 ‘스포키’(프로야구를 포함한 스포츠 주요 영상과 소식을 제공하는 콘텐츠 앱)으로 이용자의 78%가 남성이었다. 최대 10명과 동시 통화가 가능한 다자간 통화 서비스 앱 ‘U+크루콜’도 남성 이용자가 78%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여성 이용자가 많은 통신사 앱은 ‘U+ 자녀폰 지킴이 ’(60%) ‘KT안심박스’(58%) ‘잼(ZEM)-부모용’(56%) 등 자녀 폰 위치 정보나 홈캠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들이었다.

특히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별 비중이 높은 상위 앱은 각 이용자층 마다 특색이 분명했다. 일례로 20대는 LG유플러스의 ‘일상비일상의 틈’(이하 20대 비중 16%)과 KT의 ‘블라이스’(14%)처럼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이 상위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60대 이상은 LG유플러스의 ‘너겟’(이하 60대 비중 25%), SK텔레콤의 ‘T데이터쿠폰’(16%) KT의 ‘KT 패밀리박스’(16%)와 같은 데이터 서비스 관련 앱들이 상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다이티 측은 “통신사에선 콘텐츠, 데이터, 위치 정보, 캠과 같은 카메라 등 이동통신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앱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통신사들은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을 알리고 각 고객별 맞춤 광고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각 통신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자체 제작 앱을 보면, 연령별·세대별 등으로 특화된 생활 앱이 주류를 이룬다.

일단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나온 에이닷은 실시간 통화 통역과 요약 및 수면 분석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6월말 기준 가입자가 현재 455만명에 달한다. 이 외에도 통화 대기 중에 뮤직비디오나 사용자가 자체 제작한 영상 등 숏폼을 제공하는 보이는 컬러링 서비스 ‘V컬러링’, AI가 개인 맞춤형으로 특가 상품 등을 제시하는 커머스 플랫폼 ‘T딜’도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앱이다.

KT는 Z세대를 대상으로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고 굿즈 쇼핑 등이 가능한 문화 생활 앱 ‘Y박스’나 가족 간 일정을 공유하고 관련 할인 쿠폰까지 제공하는 ‘KT패밀리박스’ 및 ‘지니TV모바일’(최신 영화·예능·드라마 등 서비스) 등에 힘을 주고 있다. KT 관계자는 “특히 Y박스는 유지 가입자가 190만명으로 타 통신사 고객도 이용가능하다”면서 “또한 콘텐츠·미디어 계열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밀리의 서재(전자책 서비스)나 블라이스(웹툰·웹소설 플랫폼), 지니뮤직(음원 플랫폼) 등을 통해 통신 고객들의 콘텐츠 경험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관심사에 맞춘 특색있는 앱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반려 가구를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 부터 커뮤니티, 숙박 예약까지 가능한 ‘포동’이나 3D 가상 체험공간에서 탐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동물·공룡 관련 백과사전 기반 지식 등을 학습할 수 있는 키즈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키즈토피아’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