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진핑 1인 독재로 접어든 중국의 앞날은…'중국필패'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중국필패 =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MIT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으로 미국 내 중국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가 역사적 흥망성쇠를 통해 중국의 국가 권력이 확장해 온 비결을 분석하고 대국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국제사회가 중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질문한다.
저자는 중국이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1인 독재 체제로 전환한 과정에 주목한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1980년대에 권력 분산, 이념적 다양성, 경제 성장 등의 변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을 겪은 후 빠른 속도로 국유기업 민영화와 외국 자본 개방을 추진하는 반면 농촌의 기업가 정신은 억압하는 일견 모순된 노선을 택한다. 이는 편향된 자유화이며 그 결과 국가에 의존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공고해졌다고 책은 분석한다. 결국 2022년 10월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며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에 버금가는 종신집권 체제에 진입한다.
이런 중국을 존재하게 한 핵심 요소로 시험(Examination), 독재(Autocracy), 안정(Stability), 기술(Technology)이라는 네 가지 주제, 즉 EAST를 꼽는다.
책은 특히 과거 제도가 절대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본다. 권위에 의존하고 순응하는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과거는 국가의 힘을 강화하는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즉 국가는 과거 제도를 통해 인재를 독점하고 종교 기관, 상인 집단, 지식인 집단이 인적 자원을 확보할 기회를 빼앗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대학을 엄격하게 통제·감독하며 운영에 세밀하게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책은 "엄밀하게 말해서 모든 중국 대학은 관료제의 일부"라고 규정한다.
책은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남한을 지향하고 정치적으로는 북한 모델을 수용하는 독특한 모습 보인다면서 "향후 중국을 기다리고 있는 불길한 미래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생각의힘. 624쪽.
▲ 세뇌의 역사 = 조엘 딤스데일 지음. 임종기 옮김.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미국 대통령 정신건강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낸 저명한 정신의학자인 저자가 인간의 생각을 조종하려는 시도로 얼룩진 세뇌의 역사를 소개한다.
세뇌를 하려는 역사는 매우 길고 오래됐다. 중세 시대에는 교황의 권위를 세우고 이단을 굴복시키기 위한 종교 재판에서 세뇌가 시도됐으며 과학의 힘이 세진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이념 전쟁에 세뇌가 동원된다. 실험을 통해 행동을 조건화하려 했던 파블로프는 소련 공산당 정권의 후원을 받아 대규모 동물 실험, 인간 실험에 나선다.
'세뇌'(brainwashing)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과 북한의 포로수용소에서 벌어진 사상 개조 프로그램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정보기관 OSS에서 심리전 전문가로 일했던 기자 에드워드 헌터다. 그는 세뇌가 "자유세계의 정신을 파괴하여 자유세계를 정복하려는 무시무시한 공산주의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자유주의 진영도 세뇌 기술 개발에 뛰어든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미국 진행된 이른바 'MK울트라 프로젝트' 중에는 아파트를 빌린 후 매춘부를 고용해 고객에게 환각물질인 LSD를 탄 음료를 몰래 마시게 하거나 공중에 에어로졸 형태로 LSD를 뿌리는 실험도 포함됐다. 이는 LSD가 원하는 정보를 캐내는 데 효과가 있는지 보려는 것이었는데 실험의 주동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었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냉전 시대와 같은 비인도적이고 노골적인 세뇌 기술 개발은 어려워졌지만, 세뇌는 더욱 은밀하고 강력해진 방식으로 권위주의자와 자본과 권력을 유혹한다. 책은 사이비종교, 가짜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사람들을 꾀어 들이고 움직이는 이면에 인간 정신의 취약함을 이용하는 기술과 지식이 활용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에이도스. 452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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