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풀렸던 포항, 위기 돌파 능력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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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순항하던 포항 스틸러스가 마침내 암초를 만났다.
올해 포항이 워낙 잘 나갔기 때문에 고작 2연패로도 눈길을 끈다.
2019년부터 5년 동안 포항을 지휘했던 김기동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서울로 떠났다.
포항은 올해 3분의2 이상을 별 걱정과 잡음 없이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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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시즌 내내 순항하던 포항 스틸러스가 마침내 암초를 만났다. 올해 포항이 워낙 잘 나갔기 때문에 고작 2연패로도 눈길을 끈다. 마침 다음 경기는 까다로운 전북 원정이다. 여기서 또 지면 '진짜 위기론'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전북전은 박태하의 포항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가늠할 좋은 시험대다.
포항은 1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전북전을 펼친다. 전북은 올 시즌 최하위로 추락해 다이렉트 강등권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기량이 훌륭해 결코 약팀이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이승우와 안드리고 등을 영입하면서 전력도 보강했다. 포항이 부담감이 큰 이 경기를 과연 능숙하게 돌파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포항은 최근 김천전과 FC서울전서 잇따라 패배했다. 2연패는 올 시즌 처음이다. 선두에서 치고 나갈 기회였는데 삐끗했다. 오히려 4위까지 미끄러졌다. 1위 강원FC와 불과 승점 3점 차이지만 5위 수원FC와 차이도 3점이다. 6위 서울도 5점 차이로 그리 멀지 않다. 포항이 연패를 빠르게 끊지 못하면 1위는 커녕 자칫 톱3 사수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사실 위기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포항은 2024년 전망이 매우 어두웠다. 팬들은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이 포항을 중하위권으로 분류했다. 2019년부터 5년 동안 포항을 지휘했던 김기동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서울로 떠났다. 공격 핵심 고영준(파르티잔) 김승대(대전) 제카(산둥)와 주전 센터백 하창래(나고야) 그랜트(톈진)까지 주전 절반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박태하 신임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을 역임하며 쌓은 내공으로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시즌 70% 가까이 소화한 현재 순위표 최상단에서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자체로 이미 성과가 뚜렷하다.
물론 이 또한 끝까지 버텨내야 값진 결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상승세를 타고 분위기가 좋을 때에는 어느 팀이든 경기력이 좋다. 진짜 저력은 흔들릴 때 발휘되기 마련이다. 포항은 올해 3분의2 이상을 별 걱정과 잡음 없이 달려왔다. 다만 큰 경기에서 약한 모습이 최근 드러났다. 25라운드 1·2위 맞대결인 김천과의 빅매치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기동 더비'인 26라운드 서울전도 안방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 3연패는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 속에서 전북을 상대한다.
박태하 감독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박 감독은 포항이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며 하루하루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선수들을 믿고 맡긴다. 특정한 목표 설정 또한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박태하 감독은 "연패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 물론 이 믿음이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내가 확신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선수들이 보여줬다. 그래서 우리팀은 앞으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포항은 전북전 상대전적이 좋다. 최근 6경기 4승2무로 절대 우위다. 마지막 패배는 2022년 10월 1일(1대3)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도 2연패 중이며 11위 대구에 승점 1점 뒤처져 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은 이후 21일 코리아컵 4강전을 치른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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