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려고 시련이 있었나" 방출로 은퇴 고민하던 투수, 40세에 꽃피운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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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딛고 40세에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투수.
SSG 랜더스 노경은이 KBO리그 최초 기록을 썼다.
역대 한 시즌 30홀드 이상을 달성한 불펜 투수는 노경은 외에도 11명이 더 있었다.
그해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 투수로 거듭났고, SSG는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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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련을 딛고 40세에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투수. '인간 승리' 노경은이 주는 메시지다.
SSG 랜더스 노경은이 KBO리그 최초 기록을 썼다. 노경은은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SSG가 4-3으로 앞선 6회말 1사 2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첫 타자로 대타 박시원을 상대한 노경은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 2루에서 김주원까지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막았다. 두 타자를 상대해 모두 삼진 처리하면서 6회를 마친 노경은은 홀드 요건을 갖춘 후 7회말 수비를 앞두고 한두솔과 교체됐다.
올 시즌 30번째 홀드 기록과 함께 노경은은 KBO리그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30홀드 돌파라는 대기록까지 썼다. 역대 한 시즌 30홀드 이상을 달성한 불펜 투수는 노경은 외에도 11명이 더 있었다. 2006년 권오준(삼성)이 32홀드로 역대 첫 30홀드 돌파 투수가 됐고, 2019년 김상수(키움)는 사상 첫 40홀드 고지까지 밟았다. 노경은은 지난해 프로 데뷔 첫 30홀드를 기록했고, 올해도 30홀드를 넘어섰다. 앞서 30홀드를 달성한 11명의 투수 가운데, 2년 연속 해당 기록을 달성한 투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1984년생, 올해 40대에 접어든 노경은의 대반전이다. 노경은의 야구 인생은 파란만장 했다. 성남고 졸업 후 2003년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 신인으로 입단 당시부터 엄청난 기대와 주목을 받았다.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그는 터질듯 터지지 않던 포텐을 끌어안고, 2012년 입단 10년이 다되어서야 12승을 거두며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년 연속 10승, 안정적인 선발진 활약으로 마침내 빛을 보는듯 싶었으나 이듬해 15패(3승)에 평균자책점 9.03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진이 이어지던 2016년 한 차례 은퇴를 선언하는 소동이 있었다가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되면서 두번째 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롯데에서 2018시즌 9승을 거두며 부활을 하는듯 했던 노경은은 FA 계약도 체결했지만, 부진 끝에 2021시즌이 끝난 후 방출됐다.
은퇴의 기로에 놓였던 노경은에게 SSG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적 후 반전이 시작됐다. 그해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 투수로 거듭났고, SSG는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노경은 역시 우승 주역이었다. 지난해에는 필승조의 핵심 축으로 활약하며 30홀드를 거뒀다. 그리고 올해도 변함없이 기량을 유지하면서 KBO리그 최초 기록까지 썼다. 두번이나 은퇴를 할 뻔 했던, 미완의 대기는 이제 완성형 베테랑 필승조 투수로 40대에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대기록을 달성한 후 노경은은 "살다보니 이런 대기록을 세우는 것 같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값진 기록이 될 것 같다. 야구 인생의 의미를 갖게 해준 기록이다. 이런 기록을 세우기 위해 지금까지 시련이 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 달성 순간 지난 야구 인생의 순간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며 감격에 젖었다.
여전히 목표는 있다. 아직 30경기 넘게 남아있기 때문에 구단 홀드 신기록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노경은은 "팀 최다 홀드가 34홀드(2012년 SK 박희수)로 알고 있다. 다음 목표는 35홀드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홀드는 혼자서 기록할 수 없다. 믿고 출전시켜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팀 동료 선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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