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러 매각’ 대한제국공사관 미 국립사적지 된다
[앵커]
우리나라가 서구권에 설치한 최초의 외교 공관은 미국에 있는 대한제국 공사관입니다.
일제 강점기 불과 10달러에 팔렸던 이 건물이 미국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국가사적지로 등재될 전망입니다.
워싱턴 조혜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이곳.
1889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한복판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 외교공관,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입니다.
독립정신을 기리는 교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제인조/미국 교민 : "저희 할아버지 되시는 분인데요, 이승만 박사하고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같이 하셨다고 해요."]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은 뒤 1910년 일본이 이 건물을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해 미국인에게 10달러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공사관은 일제 탄압과 독립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홍하윤/미국 교민 : "이제 곧 광복절이라서 부모님께서 한 번 와보면 좋겠다고 하셔서 왔어요."]
[황안/미국 교민 : "태극기를 일일이 손으로 다 잘라서 만들어서 붙인 그 자국을 보면서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우리 정부는 2012년 이를 매입해 당시 사료를 바탕으로 보수와 복원을 마쳤습니다.
19세기 말 워싱턴 D.C.의 지도입니다.
당시 이곳에 있던 32곳의 외교공관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곳은 대한제국 공사관, 한 곳뿐입니다.
원형이 보존된 점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다음 달에는 한국 정부 소유 건물 최초로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국립사적지'로도 등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미국사무소장 : "워싱턴 D.C.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했던 사안입니다. 미국 전문가들이 검증을 거쳐서 미국의 역사에 있어서도 이 건물이 차지하는 위세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인정한 겁니다)."]
구한말 공사관이 한미 외교의 요람에서 항일 운동의 상징을 거쳐, 미국 국가유산으로 되면서 국력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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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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